지인이 연 식사 자리에서 처음 본 여성 경찰관의 몸을 만진 5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54)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또 A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명령도 내렸다.
A씨는 작년 7월 5일 오후 6시 36분께 원주시에서 지인 C씨가 마련한 식사 자리에서 40대 경찰관 B씨와 술을 마시다가 단둘이 있게 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B씨의 옆으로 가 가슴과 몸을 만져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두 사람은 이날 처음 본 사이였다.
모임을 연 C씨는 A씨에게 '내 아내(D씨)의 오랜 친구인데, 남자로 따지면 ○○친구'라고 B씨를 소개했다. 이에 A씨는 C씨 부부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B씨에게 '어디 ○○이 있나 없나 보자'며 이 같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B씨가 현직 경찰관인 것을 알면서도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오랜 친구인 D씨가 주최한 식사 자리에 근무복을 입고 왔다가 C씨 부부가 준 편한 옷으로 갈아입었고, 직업도 이미 소개된 상태였다.
B씨는 술자리가 파한 뒤 2시간여 뒤 추행 피해 사실을 C와 D씨 부부에게 알렸다. 이들 부부가 A씨를 포함해 술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을 모아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공소장에 적혔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고 추행하지도 않았다"며 "추행 피해를 보고도 계속 같은 술자리에 합석해 있다가 2시간여 뒤 피해 사실을 알렸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로서는 너무나 뜻밖의 일을 당한 데서 오는 당혹감, 이를 공론화할 경우 자신이 속한 경찰 조직의 구성원들에게까지 관련 사실이 알려져 원치 않는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심리적 부담감, 축하 자리를 망칠 수 있다는 주저함 등 여러 감정으로 즉각 반응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처음 알게 된 피해자의 내밀한 부위를 대담하게 추행했다"며 "범행을 부인하는 것을 넘어서 피해자가 터무니 없이 무고하는 사람인 것처럼 매도함으로써 정신적 고통을 가중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