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인도 총리, 독주 끝?...첫 연정 구성

입력 2024-06-06 17:04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3연임에는 성공했지만, 집권 인도국민당(BJP)이 총선에서 10년 만에 과반 의석(272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연립정부를 꾸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에 앞으로는 전처럼 독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상황은 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16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검은돈 유통을 막기 위해 전격적인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2019년에는 파키스탄과 영유권 다툼이 있는 북부 카슈미르 인도령에 부여된 헌법상 특별지위를 전격 박탈했다. 당시 논란이 컸지만 모디 총리는 의회 논의도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

이같은 모디 총리의 '독주'에는 정치적 상황이 배경으로 자리했다. 2014년과 2019년 총선 때 BJP는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해 연정을 구성할 필요가 없었다.

BJP는 자신들이 참여 중인 국민민주연합(NDA) 구성 지역정당들과 오는 8일 모디 3기 정부를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NDA는 543명 하원의원을 뽑은 이번 총선에서 293석을 차지했다. 연정이 구성되면서 모디 총리는 앞으로 지역정당들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마이클 쿠겔먼 미국 싱크탱크 윌슨센터 남아시아연구소장은 "연정구성 협상, 연정 파트너들과 협력, 연정 정치에 수반되는 거래 등은 확신적이고 독단적 정치라는 모디의 브랜드와 전혀 맞지 않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디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가 통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가 계속 권력을 집중시켜왔다고 평가한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남아시아 프로그램 책임자 밀란 바이슈나브는 이번 총선 결과로 그가 10년간 쌓아온 '천하무적' 이미지도 크게 깎였다고 짚었다.

바이슈나브는 "그럼에도 BJP가 여전히 운전석에 앉아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면서 모디 총리는 그간 내세운 힌두 민족주의 기조의 정책과 조치들은 계속 밀고 나가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총선을 통해 영향력이 커진 야권의 공세도 모디 총리의 의사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도국민회의(INC)가 이끄는 야권 정치연합 인도국민발전통합연합(INDIA)은 직전 총선 때 얻은 91석보다 두 배가 넘는 232석을 확보하고서 여당에 대한 공세 강화를 예고했다.

모디 총리의 전기를 쓴 작가 닐란잔 무코파디아이는 AFP통신에 "모디 총리는 이제 새로운 환경에서 타인의 관점을 취하도록 강요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새로운 모디를 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