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개에 코 묻고 숨질뻔...영아 또 방치해 '사망'

입력 2024-06-05 17:51


생후 5개월 아이가 베개에 코를 박아 저산소증으로 뇌 손상을 입었는데도 부모가 또 이부자리에 아이를 방치해 결국 숨져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청주지법 형사3단독 김경찬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유기·방임)·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친모 A(23)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친부 B(27)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8월 29일 충북 진천의 자택에서 화장실에 간 사이 당시 생후 3개월인 아이가 베개에 코를 박고 숨을 쉬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A씨는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아이를 살렸으나, 결국 병원에서 저산소성 허혈성 뇌 병변을 진단 받고 입원했다.

아이를 진료한 의사는 A씨 부부에게 "아이에게서 한시도 눈을 떼지 말라. 특히 푹신한 곳에 두지 말라"고 충고했다.

그러나 이들은 같은 해 10월 27일 오전 2시께 아이를 솜 베개 위에 눕혀 재웠고 10시간 후 낮 12시 10분에 잠에서 깨 아이가 베개에 얼굴을 묻고 숨진 것을 발견했다.

이 밖에도 부부는 그동안 아이를 생활 쓰레기와 반려견들의 배설물로 가득한 집에서 양육했고, 필수 예방접종도 하지 않은 사실이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또 아이가 숨지기 전날 아이를 집에 두고 2시간가량 외출 한 것도 파악됐다.

A씨는 지난해 8월∼10월 SNS에 문구류와 스티커를 판다는 허위 게시글을 올려 73명으로부터 모두 1천200여만원을 편취한 사건이 병합돼 함께 재판받았다.

김 판사는 "의사의 충고를 듣고도 부모로서 안전한 수면 환경을 제공하거나 제대로 된 보호와 관찰도 하지 않았다"며 "특히 A씨는 사기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사기 범죄를 저질렀고, 피해자들의 피해 복구도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