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하이브리드 모두 '톱5'…쌍끌이 전략 통했다

입력 2024-06-02 13:53


올해 1분기 현대차·기아의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차(HEV) 글로벌 판매량이 나란히 상위권에 포함됐다.

2일 SK증권이 인용한 세계 자동차시장 전문 조사기관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1분기 전 세계에서 하이브리드차를 17만5천979대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요타(69만3천343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20만2천561대), 스즈키(18만1천320대), 혼다(17만6천267대) 등 4개의 일본 완성차업체에 이어 하이브리드차 글로벌 판매 5위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글로벌 판매량에서도 상위권에 들었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를 제외할 경우 현대차·기아는 전 세계에서 10만3천970대의 전기차를 팔아 '톱4'에 들었다. 중국 브랜드의 전기차는 대부분 중국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전기차 판매량 1∼3위는 테슬라(25만5천615대), 폭스바겐(14만7천293대), 스텔란티스(13만2천888대)가 차지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 중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판매량 모두 상위 5위 안에 포함된 곳은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그만큼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업체가 드물다고 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판매 상위권에 있는 일본 주요 자동차 메이커의 경우 전기차 경쟁력에서 상대적으로 밀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반대로 미국 전기차 메이커 테슬라는 전기모터와 엔진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보유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전동화 흐름에 맞춘 현대차그룹의 중·장기적 전략 아래 시장 수요에 맞는 유연한 생산 능력이 효과를 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혼류 생산 경쟁력이 급작스러운 EV 둔화와 HEV 붐에 원활히 대응하게 했다"며 "다시 찾아올 전기차 시대에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 신공장이 경쟁력을 한층 높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전용 공장 HMGMA가 올해 4분기 완공되면 현대차·기아는 전기차뿐 아니라 하이브리드차 경쟁력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HMGMA 완공에 맞춰 하이브리드차 생산량도 탄력적으로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 4월 미국 시장에서 처음으로 하이브리드차 판매 1만대를 넘겼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최근 콘퍼런스 콜에서 "메타플랜트에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할 수 있도록 공장 설비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