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에서 연금개혁안 처리가 끝내 무산된 가운데 증권업계는 연금개혁이 미뤄지면 기금 고갈에 따른 자본시장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의 중장기 운용 방향성을 명확히 하고, 증시 부양을 위해선 22대 국회 내 연금개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신재근 기자입니다.
지난 2020년 말 20%를 넘었던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 비중은 현재 14%대까지 떨어졌습니다.
투자금액은 177조 원에서 156조 원으로 20조 원 급감했습니다.
이 기간 연기금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한 금액(33조 원)의 절대 다수를 차지합니다.
연기금은 오늘도 순매도를 기록하며 이달에만 9천억 원을 팔아치웠습니다.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 비중을 늘리는 중기 자산배분 전략에 더해 기금 고갈 무렵 주식 매도에 따른 주식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단계적으로 비중을 줄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추세대로면 오는 2057년 연금 고갈이 예상되는 상황.
기금 소진이 현실화하면 1천조 원 넘는 기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이 자금을 회수에 나설 수밖에 없고, 결국 자본시장 가격 체계가 무너질지 모른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중장기 운용 방향성을 명확히 하고, 증시 부양을 위해서라도 22대 국회에서 연금개혁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남재우 /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기금 고갈 시기에는 급격하게 국내 자산 운용시장에서 자금을 빼야되는 그런 상황이 될 테고요. 흔히 말하는 시장 붕괴, '멜팅 다운'을 염려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연금개혁의 필요성은 제도의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당연히 필요합니다.]
특히 연금보험료율을 현재 논의되는 13% 수준으로 끌어올리면 최대 적립 기금이 2,500조 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현행 제도의 최대 적립 기금보다 800조 원 늘어난 것으로, 국민연금의 자산 배분 비중이 지금과 동일하다고 가정하면 산술적으로 국내주식 투자 비중이 300조 원 이상으로 불어납니다.
현재 국내주식 투자금액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국민연금 입장에선 주식투자에 필요한 새로운 실탄을 확보하는 셈입니다.
다만, 22대 국회가 개원하더라도 여야의 극한 대립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연금개혁 합의가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결국 연금의 지속 가능성과 함께 주식시장의 급격한 붕괴를 막기 위해서라도 정쟁을 중단하고 연금개혁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신재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