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도 협업도 온라인으로...외로운 직장인

입력 2024-05-28 16:39
수정 2024-05-28 16:40


미국에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온라인 회의가 늘어나는 등 대면 업무가 줄어들면서 회사원들이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낀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미국 회사원들 사이에서 '고립의 유행병'이 심해지고 있다며 업무에서 디지털 연계성은 높아지고 개인적 연결성은 떨어지는 방식으로 바뀐 결과라고 진단했다.

팬데믹 때문에 2020년 이후 미국인들은 온라인 회의 비중을 늘리는 등 원격 업무를 늘리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업무용 소프트웨어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이후 미국인들이 온라인 회의에 쓰는 시간은 3배 증가했다. 반면 직장에서 다른 근로자와의 일상적인 상호 작용은 줄었다는 것이다.

사무실에 나와 근무하는 근로자들도 전체 업무 시간의 4분의 1 정도를 온라인 회의에 쓰는 반면, 대면 회의는 업무 시간의 8%에 불과하다는 점이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조사에서 나타났다.

이에 회사원들은 부쩍 외로워졌다. 보험회사인 시그나가 미국인 1만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외롭다고 답한 비율은 58%로 2018년(46%)보다 12%포인트 늘었다.

뉴욕에서 사람들 간의 모임을 운영하는 회사 '피플후드'를 설립한 줄리 라이스는 "뉴욕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은 모두 '줌'으로 대화한다"라며 "코로나 이전에는 어떤 관계를 맺었든 지금 그 관계는 멈춘 상태"라고 말했다.

근로자들의 단절과 외로움은 이직률과 결근을 증가로 이어졌고, 이는 고용주 입장에서도 문제다. 시그나의 조사에 따르면 외로움으로 인한 결근은 연간 1천540억달러(약 209조원)의 비용이 발생시키는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의 꽃 유통업체 1-800-플라워스는 직원의 외로움 문제를 해결하고 유대감을 높이기 위해 사무실 근무를 주 3일에서 4일로 늘렸다고 WSJ은 전했다. 1-800-플라워스의 제임스 매켄 회장은 "일은 사회적인 것이며 단순한 급료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라고 말했다.

사무실에서의 잡담도 의외로 이점이 크다는 주장도 나왔다. 럿거스 대학 경영대 제시카 메토트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사무실에서 잡담에 참여한 근로자들은 스트레스를 덜 받고 동료에 대해서도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