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파민 중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이로부터 헤어나올 방법이 없는지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
도파민(dopamine)은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 가운데 하나로 주로 중뇌나 복측피개영역에 있는 신경세포에서 합성된다. 생성된 도파민은 도파민 시냅스를 통해 뇌의 다양한 신경세포에 전달되고 감정 조절, 동기 부여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심박수와 심수축성도 증가시킨다.
적당한 도파민 분비는 행복감, 보상감 등 긍정적 효과를 내지만 분비에 문제가 생기면 과잉 행동, 조현병 등 뇌 기능 이상으로 이어진다.
마약 투약 등으로 도파민 분비량이 적정 수준을 넘어가면 신경세포 사이 틈인 시냅스에 도파민이 흘러 들어가 도파민이 재흡수되는 통로를 막아버린다.
도파민이 분비되고 재흡수되는 과정을 통해 적정량의 도파민을 유지할 수 있는데, 통로가 막히면 도파민이 시냅스에 오래 잔류하면서 극도의 쾌락을 느끼게 된다. 각종 중독 물질에 빠지게 되는 이유다.
오늘날에는 마약과 술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등 각종 자극이 도파민 '중독'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정 행동으로 인한 강한 쾌감을 느끼면 도파민이 한꺼번에 다량 분비되는데, 이를 반복할수록 더 자극적인 행위를 갈구하게 될 수 있다.
백종우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현대 사회에서 즐거움을 얻는 속도가 과거에 비해 지나치게 빨라졌다. 즉각적 만족을 통한 도파민 보상회로가 작동하는 시대가 온 것"이라며 "(자극) 통제가 어려워진 상태를 (도파민) 중독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청소년기에는 새로운 경험이나 정보에 따라 뇌가 기존 신경망을 새롭게 구축하는 '신경 가소성'이 높아 도파민 중독에 빠질 위험이 더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백 교수는 이 시기 지속적 자극을 좇다 보면 충동성이 높아지거나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부정적 감정에 쉽게 빠져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파민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회 정책적 측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백 교수는 "사람들이 디지털 기기에서 잠시 떨어질 여유를 줄 제도적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프랑스 등 자유를 중시하는 국가에서도 어린이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 개인도 노력을 해야 한다. 예컨대 팀으로 하는 운동을 하면 적정 수준의 도파민을 얻는 것은 물론 대인 관계와 소통 능력을 향상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백 교수는 도파민 중독과 관련해 "기술 발달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면서도 "그 피해가 청소년 등에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전 세계적 노력에 한국도 동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