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다음달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도전합니다.
한때 7조원으로 예상됐던 몸값이 3조원까지 줄었지만, 케이뱅크는 반드시 연내 상장을 마치겠다는 입장입니다.
올해 안에 증시에 입성해야 하는 이들의 사연, 전범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지난해 주식시장의 한파속에 상장을 포기했던 케이뱅크가 다음달 다시 한번 코스피 시장의 문을 두드립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르면 9월에는 실제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특이한 점은 케이뱅크가 몸값을 크게 낮추면서까지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점입니다.
최초 상장에 도전했던 2022년 당시 7조원을 제시했던 케이뱅크의 목표 기업가치는 불과 2년만에 3조원까지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되면 IPO를 통해 추가할 수 있는 자본금이 3,000억원 정도밖에 되질 않는데도 케이뱅크는 반드시 연내 상장을 마치겠다는 입장입니다.
업계에서는 그 배경에 대주주인 비씨카드의 사정이 크게 작용했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케이뱅크는 1차 상장 시도 직전인 2021년, 유상증자를 통해 MBK파트너스와 베인캐피탈 등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7,250억원을, 대주주인 비씨카드로부터 4,250억원을 투자받았습니다.
당시 대주주인 비씨카드는 케이뱅크가 2026년 7월까지 상장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보유한 케이뱅크 주식 전부를 매각하거나 투자자들에게 투자금과 일정 수익금을 보장하겠다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미 케이뱅크에만 6,600억원을 투자한 비씨카드 입장에서 7,250억원 이상의 추가 현금 유출은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케이뱅크로서도 연내 상장은 선택이 아닌 의무에 가깝습니다.
금융당국이 투자자들이 출자한 7,250억원에 대해 상장이 이뤄지고, 옵션 행사 가능성이 없어지기 전까지는 자기자본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이 탓에 케이뱅크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금감원의 권고치인 13%를 겨우 넘겨, 추가적인 자본 확보에 어려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케이뱅크가 비씨카드와 투자자들로부터 1조2,000억원을 수혈받을 당시 측정했던 기업가치는 2조4,500억원.
3년 사이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고객 1,000만명을 돌파하며 몸집을 키운 케이뱅크가 '본전'에 가까운 상장에 나선 것은 결국 모기업과 자신들의 재무안전성을 고려한 '고육지책'이라는 평가입니다.
한국경제 TV 전범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