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목소리 훔쳤나?...오픈AI "서비스 중단"

입력 2024-05-21 17:36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챗GPT 음성이 미국 유명 배우 스칼릿 조핸슨의 목소리와 비슷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당사자인 조핸슨은 "충격적"이라며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오픈AI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오후 블로그에 "우리는 챗GPT, 특히 스카이(Sky)의 목소리를 어떻게 선택했는지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았다"며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스카이 사용을 일시 중지하기 위해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픈AI는 지난 13일 보고 듣고 사람과 음성으로 자연스럽게 대화까지 할 수 있는 새 AI 모델 'GPT-4o'를 공개했다. 이 AI 모델을 시연하는 장면은 마치 사람과 대화하는 것과 거의 흡사해 사람이 AI와 사랑에 빠진다는 2013년 개봉작 영화 '그녀'(Her)가 현실이 됐다며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스카이라고 불리는 이 모델의 음성이 영화 '그녀' 속 AI 목소리를 맡은 스칼릿 조핸슨과 매우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조핸슨의 목소리를 의도적으로 모방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도 'GPT-4o'를 공개한 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영화를 언급한 듯 'her'라고 게시했다.

오픈AI는 스카이의 음성이 의도적으로 조핸슨의 목소리를 모방했다는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이 회사는 "스카이의 목소리는 스칼릿 조핸슨을 모방한 것이 아니라 그녀만의 자연스러운 말투를 사용하는 다른 전문 배우의 목소리"라고 주장했다.

다만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성우의 이름을 공유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조핸슨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올트먼이 작년 9월에 이어 'GPT-4o' 발표 이틀 전 연락을 해왔다"며 "고민 끝에 개인적인 이유로 올트먼의 제안을 거절했다"며 자신의 목소리 사용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목소리 사용 제안을 거절했는데도 오픈AI가 자신과 유사한 목소리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조핸슨은 "내 친구와 가족, 대중들은 모두 '스카이'라는 최신 시스템이 나와 얼마나 닮았는지 주목했다"며 "공개된 영상을 들었을 때 가까운 친구들과 미디어조차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내 목소리와 너무 흡사해 충격과 분노를 느꼈다"고 말했다.

또 "심지어 올트먼은 '그녀'라는 한 단어를 트윗하면서 그 목소리 유사성이 의도적인 것임을 암시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조핸슨은 변호사를 고용했다며 "오픈AI와 올트먼에 스카이가 만들어진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 달라는 편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