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근처 '국적 불명 한복' 손본다

입력 2024-05-16 08:18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가치를 대표해온 전통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여러 기관·단체와 협업을 준비 중"이라며 "국가유산청이 앞장서서 우리 고유의 한복에 대한 개념을 바로잡고 개선할 때"라고 밝혔다.

한복을 입고 향유하는 문화인 '한복생활'은 현재 국가무형문화재(국가무형유산)로 지정돼 있다.

한복은 바지와 저고리 혹은 치마와 저고리로 구성되며 옷고름이 있다. 오랜 역사를 갖고 전승돼 왔으며 오늘날에도 명절이나 각종 의례에서 예를 갖춰 입는 우리 문화 그 자체인 셈이다.

최 청장은 "경복궁을 찾는 많은 관광객이 한복을 빌려 입고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지만, 실제 한복 구조와 맞지 않거나 '국적 불명'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 왕이 입는 곤룡포 위에 갓을 쓰거나, 여성 옷의 위·아래가 맞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최 청장은 "경복궁 주변 한복점의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라며 "각 업체에서 한복을 바꾸는 시점에 맞춰 검증된 복식을 제시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복 착용자의 고궁 무료 관람 조건도 검토할 계획이라는 뜻을 보였다.

최 청장은 "강제적인 '채찍'보다는 업계가 원하는 부분을 반영해서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냥 두면 우리 한복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문화재청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청과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최 청장은 "우수한 한복 대여업체를 지원·양성하고 '궁중문화축전', 종로구 '한복 축제' 등을 통해 전통 한복의 고유성이 유지되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