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에서 생산한 반도체와 전기차에 대한 대규모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했다. 미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을 견제하기 위한 대중국 수출통제 조치에 이어 전방위적인 통상 압력 인상에 나섰다.
현지시간 1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무역볍 301조에 따라 중국산 반도체, 전기차, 태양전지 등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도록 미무역 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해당 교역 품목의 지난해 미국 수입액은 180억 달러, 우리 돈 24조 6천여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첨단 반도체를 겨냥해 2022년 10월 대중국 수출 통제에 이은 추가 관세 부과 방안을 내놨다. 이에 따라 현재 25%이던 중국산 반도체에 대한 관세율은 내년까지 50%로 오른다. 백악관은 이에 대해 "중국 정부가 레거지(구형)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면서 생산 능력과 점유율이 늘고 있다"며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들의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또한 중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육성하며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전기차에 대한 규제 수위도 높이기로 했다. 중국에서 생산한 전기차는 현재 현재 25%이던 관세를 100%로 4배 인상하고, 배터리 부품과 리튬이온 배터리 등은 올해 7.5%, 내년 25%로 인상한다.
다만, 배터리 등에 쓰이는 핵심 광물인 흑연, 영구 자석은 현재 0%에서 오는 2026년 25%로 과세 부과 시점을 늦췄다. 이는 미국이 남은 2년간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을 위해 시점을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100%의 관세율은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으로부터 미국 제조업을 보호하는 조치"라며 "미국 노동자들이 미국에서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만들게 하겠다는 비전을 진전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번 조치로 인해 중국의 맞대응 수위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어제(13일) 버지니아주 지역 행사 이후 이번 관세 부과 방안은 광범위한 영역이 아닌 전략적으로 조정한 방안이라면서 "중국의 중대한 대응을 보질 않기 바라지만, 항상 그럴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