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대기업집단 지정…김범석 쿠팡 의장, 동일인 제외

입력 2024-05-15 12:00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가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공정거래법상 규제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올해 처음 적용되면서 쿠팡 김범석 의장은 동일인 지정을 피하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88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고 15일 밝혔다.

이 가운데 자산총액 10.4조 원 이상인 48개 기업집단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시 의무가 생기고,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이 금지된다.

상출제한집단은 여기에 더해 상호출자·순환출자·채무보증 등이 금지되고,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 공정위는 올해 상호출자제한집단 지정 기준을 기존 10조원에서 명목 국내총생산액(GDP) 0.5% 이상으로 변경함에 따라 올해는 자산총액 10.4조 원 이상인 기업집단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하이브는 계열사 영업실적 증가와 차입금 증가로 자산총액이 전년 대비 4,400억 원 늘어 엔터테인먼트 산업 주력집단 가운데 최초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됐다. 재계 순위로는 85위다.

올해 대기업집단은 전년 대비 6개 늘었다.

하이브를 비롯해 현대해상화재보험, 영원, 대신증권, 소노인터내셔널, 원익, 파라다이스 등 7개 집단이 신규 지정됐고, 지난해 7월 대우조선해양이 제외됐다.

카지노 사업자인 파라다이스와 소노캄 등 리조트 사업자인 소노인터내셔널은 엔데믹 이후 소비심리 회복과 외국인 방한수요 증가로 실적이 개선됐다.

영원은 노스페이스, 룰루레몬 등 유명 브랜드를 OEM 방식으로 판매하는 영원무역을 주축으로 신규 대기업 집단에 지정됐다.

지난해 대기업 집단에 지정제외 됐던 현대해상화재보험은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공정자산이 상승하며 재지정됐다. 보험부채 평가방법을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한 IFRS17이 도입된 영향이다.

에코프로는 작년 최초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데 이어 올해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재계 순위는 작년보다 15단계 뛰어 47위에 올랐다.

쿠팡은 작년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된데 이어 올해 공정자산 증가로 순위가 18위 상승(45→27위)했다.

자연인이 아닌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올해 처음 적용됐다. 공정위는 개정 시행령 예외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쿠팡과 두나무를 동일인 지정했다.

공정위는 두 집단이 동일인을 법인으로 보더라도 국내 계열회사 범위가 달라지지 않고, 자연인(김범석, 송치형)의 친족들이 계열회사 출자나 계열회사의 임원 재직 등 경영참여가 없으며, 자금대차와 채무보증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동원그룹의 경우 기존 동일인인 김재철에서 김남정으로 지배력이 이전됐다고 판단돼 동일인을 김남정으로 변경했다. 김남정은 동원산업 지분 46.4%를 보유한 기업집단 최상단회사의 최다출자자인 동시에 지난 3월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바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들 집단과 관련된 주식소유 현황, 내부거래 현황 등의 정보를 면밀히 분석하여 시장참여자들에게 널리 공개할 계획"이라며 "시장 스스로의 감시와 견제기능이 강화되고 기업집단의 자발적인 지배구조 개선 등이 유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