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왜곡 게임, 10대들이 만들었나

입력 2024-05-10 21:09


5·18 민주화운동 왜곡 설정으로 논란이 된 로블록스 게임 '그날의광주'는 10대 제작자들이 참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강원의 한 고등학교 1학년생 A군은 지난해 말부터 디자인 개발자로 그날의광주 게임 제작에 참여했다.

게임 개발자를 꿈꾸는 학생들이 모여있는 디스코드 한 서버(대화방)에서 그날의광주 제작자 모집 글을 보고 지원해 뽑혔다. 초대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는 그날의광주 개발자 서버에서 총괄 개발자 지시에 따라 게임에서 사용할 3차원(3D) 디자인을 제작했다.

A군 등 개발자 총 6명은 개발팀·제작팀·디자인팀으로 역할을 분담했고, 일부 개발자는 총괄 개발자에게 매달 30만원의 수당도 지급받았다고 한다.

온라인상에서 만나 개발자의 신원을 확인하지는 않았으나, 개발자들은 자신을 게임 개발자를 꿈꾸는 초·중·고등학교 학생이라고 서버에서 소개했다고 한다.

개발 초기에는 광주 금남로 일대를 배경으로 시민군과 군·경이 총격전을 벌이는 역할수행게임(RPG) 형태로 제작했으나, 총괄 개발자가 게임상에 북한군을 제작하면서 5·18 왜곡 게임으로 변질했다고 A군은 주장했다. 게임상 금남로 일대 지하에 개발자들만 알 수 있는 비밀 공간을 만들었는데, 현금으로 구매할 수 있는 북한군을 해당 공간에 넣으면서 게임의 방향성이 어긋났다는 것이다.

A군은 "총괄 개발자가 무슨 목적으로 북한군을 만들었는지 모른다"며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5·18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게임에 북한군을 제작한 것은 '선을 넘었다'는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로블록스에서 해당 게임을 삭제해도 그날의광주 콘텐츠를 담은 특정 파일을 삭제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게임을 다시 할 수 있다고도 했다.

게임 그날의 광주는 1980년 광주 금남로 일대를 배경으로 시민군과 군경이 총격전을 벌이는 비극적 참상을 게임으로 재현해 문제가 제기됐다. 이러한 사실은 부산에 사는 초교생이 한 방송사에 제보하며 공론화됐고, 로블록스는 사과문을 낸 뒤 해당 게임을 삭제 조치했으며, 5·18재단은 게임 제작자를 경찰에 고발했다.

(사진=로블록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