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의 역대급 채권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한 달간 채권 순매수 규모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 올해에만 벌써 16조원어치 넘게 쓸어담았습니다.
조연 기자입니다.
개인투자자의 채권 순매수 규모가 통계 작성 이래 월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4월 한 달간 개인의 채권 순매수액은 4조7,033억원. 앞서 지난 2월에 이어 4조원대 순매수세를 두 번이나 기록하며, 올해에만 벌써 16조원 넘게 채권을 사들였습니다. 채권시장의 전통적 큰 손인 보험사도 제쳤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채권을 사들이는 동안 개인들은 주식시장에서는 발을 뺐습니다. 연초 대비 유가증권시장에서만 6조원의 주식을 팔아치웠습니다. 그 사이 코스피는 순식간에 연초 수준으로 복귀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채권시장의 역사를 새로 쓰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22년. 여기에 지난해 기준금리가 고점을 찍었다는 기대감에 역대급 규모로 채권 순매수세가 커졌는데, 올해 또 다시 전년대비 18~20% 늘어나며 열기가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개인들이 채권 쇼핑에 나서는 것은 채권 금리가 은행 금리보다 높은 데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늦춰졌지만 최소 연내 한차례 이상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도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연초 연 3.24%였던 국고채 3년물 최종호가수익률은 연 3.552%로 오르며(29일 기준) 기준금리(연 3.50%)를 뛰어 넘었고, 5년물과 10년물 금리도 지난 25일 연고점을 경신했습니다.
보통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데, 금리가 높을 때 싼 채권을 사두고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이 올라 수익을 얻으려는 매매 목적의 투자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인터뷰: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
"연중으로 보면 4월에 가장 순매수가 많았는데 확실히 배당을 4월에 많이 받으니까 일부가 이제 채권시장으로도 유입이 된다고 볼 수가 있겠죠. (올해) 금리 인하가 빨랐다면 매수할 기회가 별로 없을 수도 있었던 건데, 금리가 반등하면서 다시 또 매수 기회가 생긴 거니까, 앞으로도 월 3~4조씩 유입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 봅니다."
전문가들은 개인들의 초장기 국고채권에 대한 선호는 지속될 것이며,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카드사나 캐피탈사의 기타금융채로 인기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음달 20일 개인만 매매할 수 있는 '개인 투자용 국채'도 처음 발행될 예정이어서, 가산금리와 절세 혜택을 노리는 대기 수요까지 채권시장으로 발길을 돌릴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