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올해 8월에는 94세가 된다. 고령인 그가 더 이상 회사를 경영할 수 없을 때 세계 주식시장의 큰손 버크셔 해서웨이를 누가 맡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버핏은 지난 2021년 자신의 후계자로 회사에서 비보험 분야를 오래 이끌어온 그렉 아벨을 지목했다. 그러나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은 보험 분야 전문가 아짓 자인(72)도 훌륭한 후보자라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18년부터 버크셔 이사회 멤버로 활동한 자인이 버크셔의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인의 경력이나 보험 분야 사업의 중요성을 감안해 주주와 업계 임원들은 그가 버핏 다음으로 회사에서 중요한 인물이라 여긴다는 것이다.
인도에서 자란 자인은 1986년 컨설팅 회사 맥킨지에서 버크셔로 이직했다. 채식주의자이며 술을 마시지 않는 그는 이미 은퇴 나이를 훌쩍 넘긴 고령이지만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 그가 물러나는 시점에 대해 아무도 이야기 하지 않는다고 전해진다.
그는 회사가 고비를 맞을 때마다 보험사업에서 큰 수익을 내 경영 상황을 뒷받침해 왔다. 지난해 초 미국 플로리다를 강타한 허리케인의 위험성을 평가할 때도 자인 덕분에 버크셔가 수십억 달러를 번 것으로 알려졌다.
허리케인 피해가 크면 재보험사도 보험금으로 150억 달러를 지불해야 해 리스크가 컸지만 자인은 버핏에 베팅을 늘릴 수 있도록 요구했고 버핏은 금액도 물어보지 않고 승낙해 결국 보험사업 역사상 최고의 인수수익을 냈다.
버크셔는 게이코와 내셔널인뎀니티컴퍼니, 젠 리 등 방대한 재보험 사업을 하고 있다. 버핏은 버크셔의 사업에 대해 거의 관여하지 않지만 보험 분야 사업은 예외다. 버핏과 자인은 수년 동안 매일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크셔 주주이기도 한 보험 및 투자 그룹 마켈의 토마스 게이너 대표는 버핏과 자인에 대해 "둘 다 독보적인 천재이며, 그 점에 대해서는 단서를 달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버핏과 수년간 함께 일한 한 인사도 "아짓은 매우 중요한 인물로, 제가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다. 그는 회사에 엄청난 돈을 벌어다 주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