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창업자 감옥행…가상화폐 타격?

입력 2024-05-01 08:42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창업자 자오창펑이 자금세탁 혐의로 징역 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 서부 연방법원의 리처드 존스 판사는 자금세탁 혐의를 받은 자오창펑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존스 판사는 자오창펑이 미국 법률 준수보다 바이낸스의 성장과 수익에 우선순위를 뒀다고 지적했다.

징역 4개월의 형량은 앞서 지난 23일 미 검찰이 구형한 징역 3년보다 훨씬 줄어든 것이다. 미국 연방 권고 가이드라인에 따른 징역 1년 6개월에도 미치지 못한다.

존스 판사는 검찰이 자오창펑이 불법 행위를 미리 알았는지를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에 징역 3년 형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자오창펑이 받은 형량은 고객 자금 수십억달러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가상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25년 형을 선고받은 것과 비교하면 매우 가벼운 것으로 평가된다.

테사 고먼 연방 검사는 재판 직후 기자들에게 "오늘은 기념비적인 날"이라며 "이 사건에서 실형 판결이 나는 것이 중요했고, 우리는 결과에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자오창펑은 선고가 내려지기 전 판사에게 "죄송하다"며 "나는 적절한 자금 세탁 방지 프로그램을 시행하지 못했다. 이제 그 실수의 심각성을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자오창펑의 변호인단은 집행유예를 선고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자오창펑은 돈세탁과 금융제재 위반, 사기 등의 혐의로 2020년께부터 미 당국의 조사를 받아오다 지난해 11월 기소됐다.

그는 자금세탁 방지를 규정한 은행보안법(BS)과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위반한 혐의 등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이에 43억 달러(약 5조5천억원) 상당의 벌금을 내기로 미 정부와 합의했으며, 바이낸스의 CEO직에서도 사임했다.

자오창펑은 4개월간 시애틀 터코마 국제공항 근처의 구치소에서 형기를 보낼 가능성이 높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