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영수회담…李, 민생지원금·채상병 특검 등 수용 요구

입력 2024-04-29 16:24
수정 2024-04-29 16:58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첫 회담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오후 2시 4분 집무실에서 이 대표와 만나 "초청에 응해주셔서 감사하다"며 "편하게 좀 여러 가지 하시고 싶은 말씀 하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다보니까 한 20분 정도 걸리는데 실제 여기 오는데 한 700일이 걸렸다"며 총선 공약이었던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과 채상병·이태원 참사 특별법 등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을 요청했다.

회담에는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민주당에선 천준호 비서실장,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수석대변인이 함께했다.

이 대표는 "정치의 성공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은 국민을 존중하고 국민의 뜻을 잘 따르는 데서 시작된다"며 "제가 드리는 말씀은 저의 입을 빌린 우리 국민들의 뜻"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총선에 나타난 국민의 뜻이 잘못된 국정을 바로잡으라는 준엄한 명령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국민들께서는 이번 선거를 통해서 민생과 경제를 살리고, 또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고, 평화와 안전을 지키라고 명하셨다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표는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 민생 회복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특히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소득 지원 효과에 더해서 골목상권이나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또 지방에 대한 지원 효과가 매우 큰 민생 회복 지원금은 꼭 수용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어 "R&D 예산 복원도 내년까지 미룰 게 아니라 가능하면 민생 지원을 위한 추경이 있다면 한꺼번에 처리하면 좋겠다"며 "전세사기특별법이라든지 다른 민생 입법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정 기조 전환을 요구하는 총선의 민의를 존중해 주시면 좋겠다"며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나 특검법 등에 대한 거부권 행사에 대해서 유감표명과 함께 향후 국회 결정을 존중하겠다라는 약속해주시면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이고 정중하게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갔던 이태원 참사나 또 채 해병 순직 사건의 진상을 밝혀 그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국가의 가장 큰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채 해병 특검법이나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 수용도 압박했다.

이 대표는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에 큰 부담 되고 있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들도 정리하고 넘어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 대표는 의정갈등 해소를 위해 민주당과 협력할 것과 저출생에 대해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추진하고, 재생에너지 정책의 일대 변화가 필요하다고도 언급했다. 외교 기조도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로 전환하고, 대일관계 문제에서 국민 자긍심이 훼손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국민을 두려워하고 존중하신다면 대통령님과 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해서 저희가 돕겠다"며 "비공개 자리에서도 더 생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대화 이어지길 바란다"고 발언을 끝맺었다.

이에 윤 대통령은 "평소에 이 대표님과 민주당에서 강조해오던 얘기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하실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자세한 말씀 감사하게 생각하고, 또 저희들끼리 얘기를 진행하도록 하자"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