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기승' 프랑스서 청소년 야간 통행금지 확산

입력 2024-04-25 16:20


프랑스 남부 도시 니스와 베지에에서 청소년 폭력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청소년들에 대한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로베르 메나르 베지에 시장이 이번 주부터 9월 말까지 3개 빈곤 지역에서는 밤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성인을 동반하지 않은 13세 이하 아동에게 통행금지령을 내렸다고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메나르 시장은 이번 조치가 청소년에 의한 도심 폭력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에서 야간 통행금지 위반 청소년들은 경찰에 구금될 수 있으며 부모에게는 벌금 최대 150유로(약 22만원)가 부과될 수 있다.

니스 시의회도 다음 주부터 여름이 끝날 때까지 아동 야간 통행금지령을 시행할 계획이다. 니스는 지난 2009년부터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까지 청소년 야간 통행금지령을 시행했다.

중도 우파인 크리스티앙 에스트로시 니스 시장은 청소년 통행금지령의 효과가 과거 이미 증명됐다고 말했다.

다른 남부 도시인 페르피냥도 청소년에 대한 야간 통행금지령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파리에서 북쪽으로 72㎞ 정도 떨어진 콩피에뉴는 야간 공공행사가 열릴 때 16세 이하 청소년의 통행을 막는다. 다른 몇몇 프랑스 도시들도 사회 불안시 일시적으로 청소년 야간 통행금지령을 시행한다.

청소년 통행금지는 도시 뿐 아니라 소규모 마을로도 확산했다.

지중해 연안의 인구 5만3천명이 사는 카뉴쉬르메르 마을은 지난 20년간 매년 여름 밤 11시부터 성인을 동반하지 않은 13세 이하 아동에 대해 통행금지를 실시하고 있다.

인구 1천명인 남부의 몽포콩 마을은 밤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성인을 동반하지 않은 18세 이하 청소년의 통행을 금지한다. 카리브해에 있는 프랑스령 과달루페도 이번 주부터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청소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프랑스의 청소년 폭력 문제는 작년 여름 폭동 사태 이후 더욱 큰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폭동 당시 다수의 청소년이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포퓰리스트 우파 세력은 청소년 폭력 증가가 마크롱 정부 아래에서 법과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는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의 주장을 입증한다고 주장한다.

중도 성향의 마크롱 정부도 청소년 폭력에 대해 단호한 입장이다. 마크롱 정부는 최근 거리 폭력에 가담한 아동의 부모에 대해 처벌 강화를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좌파 정치인들은 청소년 통행금지에 반대하며 한부모 가정이나 교대 근무를 하는 부모들이 자녀를 통제할 방안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