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공매도 차단, 1년 소요"…공매도 금지 연장 불가피

입력 2024-04-25 10:14
"'실시간 차단' 현실상 어려워…거래 속도 지연"
중앙 시스템 구축에 1년…"7월 재개 어려울 듯"


기관 투자자의 자체 전산을 통해 무차입 공매도를 차단하는 방식이 도입된다. 금융당국은 실시간은 아니지만, 이중 검증 시스템으로 불법 공매도를 근절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금융감독원은 25일 한국거래소에서 '개인투자자와 함께 하는 열린 토론'을 열고 불법 공매도 방지 전산시스템 구축방안을 공개했다. 중앙 시스템을 통해 모든 주문을 재검증하도록 구축된 공매도 전산화 시스템을 통해서다.

개인 투자자들이 요청한 '실시간 차단'은 구조상 투자자의 모든 거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렵고, 현실화하더라도 거래 속도가 5배 이상 늦어져 어렵다는 게 금융당국 판단이다. 대신 공매도 잔고가 발행량의 0.01% 또는 10억 원 이상인 기관(외국계 21개·국내 78개사)의 모든 주문 처리 과정을 전산화한다.

우선 기관 투자자가 자체적으로 잔고 변동을 실시간으로 집계하는 자체 시스템을 도입해 잔고를 초과해 매도하는 행위를 막는다. 전일 잔고와 당일 실시간 매매자료를 바탕으로 실시간 잔고를 산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매도주문은 자동으로 거부된다.

보유수량이 부족할 때는 차입이 승인되기 전까지 공매도가 불가능하다. 차입이 확정되거나 리콜되면 이를 다시 실시간으로 잔고에 반영한다.

기관의 주문이 이뤄지면 불법 공매도 중앙 차단 시스템(NSDS, Naked Short Selling Detecting System)이 모든 주문을 재검증한다. 한국거래소에 기관 투자자의 자체 잔고관리시스템을 전산 연계한 중앙 시스템이 구축돼 무차입공매도를 자동 탐지한다.

1단계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는 3∼6개월, 중앙 차단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는 1년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오는 7월로 예정돼 있던 공매도 재개 시점이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인데,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은 "부작용을 완벽하게 해소하는 전자 시스템이 확실히 구축될 때 (공매도 금지를) 푸는 것"이라며 "그게 안 되면 계속 금지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불법 공매도가 그간 국내 투자자의 시장 신뢰를 저해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면서 "불법 공매도 방지 전산시스템 구축을 계기로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