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칼럼] '우황청심원', 똑똑하게 고르는 법

입력 2024-04-25 10:33
수정 2024-04-25 10:33
수험생이나 면접을 앞둔 취준생, 긴장되는 발표를 앞두고 있는 직장인 등 중요한 일정을 목전에 둔 사람이라면 우황청심원 복용을 한 번쯤 고민해봤을 것이다. 그만큼 우황청심원은 젊은 세대에게도 익숙한 의약품이지만 어떤 효능이 있는지, 선택시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하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


제품명에서 알 수 있듯 우황청심원의 핵심원료는 바로 '우황'이다. 우황은 소의 담낭에 생긴 결석으로, 진정, 진경 작용이 있다. 최근에는 이 우황 가격이 드라마틱하게 폭등하며 '국산 우황청심원 단종설'이 나돌기도 했다. 우황은 자연 초지에 방목한 소에게서만 채취할 수 있는데, 육류 소비 증가로 농장사육이 늘어나 채취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고, 중국 등의 글로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평소에 구매하던 우황청심원 제품이 단종되거나,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대안을 문의하는 환자도 많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어떤 기준으로 우황청심원을 선택하면 좋을까?

우황청심원을 똑똑하게 고르기 위해 가장 주목해야 할 기준은 바로 '결합형 빌리루빈'의 함량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품허가를 얻기 위한 우황함량은 14mg이며, 이 가운데 결합형 빌리루빈의 함량은 2.5mg을 충족해야 한다. 한 가지 더 기억해야 할 점은 결합형 빌리루빈은 부숴지지 않은 완물 상태의 우황에서 보존 상태가 가장 좋다는 것이다. 우황은 원료 산지에서 파우더 형태나 조각 형태로도 수입되지만 당연하게도 완전한 상태의 우황이 높은 품질로 평가돼 가격도 비싸다.

최근 우황가격 폭등과 이에 따른 우황청심원 제품 가격 상승으로 무조건 저렴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했다는 소식도 많이 접한다. 하지만 우황청심원 제품 선택에 있어 가격만큼이나 품질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실제 대부분의 제조과정이 현대화된 지난 2000년 이후에도 핵심성분인 우황·사향이 기준치만큼 들어있지 않거나, 결합형 빌리루빈이 아예 불검출 된 사례가 적발되기도 하고, 사용기한을 넘긴 우황을 사용해 문제가 된 제조자가 검찰에 송치된 사례도 보도된다.

건강을 위해 복용하는 의약품인 만큼, 원료가격을 감내하고라도 품질과 안전에 관해서 타협해선 안 된다. 결국 믿을 수 있는 한의원이나 노하우가 있는 제약사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과학적 분석을 통해 우황청심원에 대한 연구논문을 꾸준히 발표하는 한의사들의 깊이 있는 전문성도 믿음직스럽고, 제약사가 생산하는 우황청심원 역시 인증된 현대화 설비에서 제조해 균질한 품질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연구를 통해 사향과 임상적 효능이 유사한 영묘향을 함유한 제품도 시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러모로 고집스럽게 원료를 고르며 확인된 수급지로부터 오랜 기간 거래해온 믿을 수 있는 제조자들의 제품을 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한강한의원 대표원장 류희창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