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은 커녕'...커져가는 美금리 인상 전망

입력 2024-04-23 16:22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경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자 일각에서는 금리 동결을 넘어 인상을 예상하는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자산관리업체 컬럼비아스레드니들 투자의 에드 알후사이니 전략가가 미 국채를 담보로 하는 환매조건부 채권 1일물 금리(SOFR) 관련 옵션시장에서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20%가량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밝혔다고 22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의 글로벌정책 및 자산 배분 부문장 벤슨 더럼은 향후 12개월 안에 기준금리가 오를 가능성을 25% 정도로 봤고, PGIM은 옵션 데이터 분석에 기반해 해당 확률을 29%로 예상했다.

연초에는 이 확률이 10% 미만이었다. 당시만 해도 시장이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여기며 금리 인하 횟수에 더 관심을 보였다.

선물 시장에서도 연초에는 올해 0.25%포인트씩 6∼7회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았지만, 지금은 1∼2회 수준으로 내려갔다.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12월 기준금리가 현재 수준인 5.25∼5.50%로 동결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14.3%로 늘어났고, 1회(35.2%)나 2회(32.9%) 인하가 있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과반이라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가 밝혔다.

미국의 3월 비농업 일자리가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은 데 이어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5%를 기록해 3개월 연속 시장 전망치를 웃돌면서 이같은 전망이 강화됐다.

이후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이 줄을 잇는 가운데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8일 필요하다면 금리 인상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까지 밝혔다.

리처드 클라리다 전 연준 부의장은 금리 인상이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근원 인플레이션(변동성이 큰 음식·에너지 제외)이 3%를 넘기면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미 재무장관을 지낸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거론했다. 또 PGIM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인 그레그 피터스는 "(금리 인상을) 고려하는 것이 완전히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미 2년물 국채 금리는 1월 중순 4.1% 수준까지 내려갔다가 최근 상승세를 보여 5개월 만에 최고인 5.007%를 찍었고, 한국시간 23일 오후 3시 43분 기준 4.9697%를 기록 중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전망도 여전히 살아있다. 옵션시장에서는 연준이 12개월 이내에 기준금리를 2%포인트가량 내릴 가능성을 20% 정도로 보고 있다고 파이퍼샌들러의 더럼은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