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년 만에 '매미 침공'…수백조 마리 출현 예고

입력 2024-04-21 07:14
수정 2024-04-21 08:01


미국에서 221년 만에 최대 규모의 매미 떼가 나타날 것으로 예고됐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AP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곤충학자들은 이달 말께부터 올여름까지 주기성 매미 2개 부류가 함께 지상으로 올라와 활동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들 매미는 각각 13년 주기와 17년 주기로 땅속에서 기어 나오는 무리로, 미국에서 이 두 부류가 동시에 출현하는 것은 1803년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 재임 시기 이후 처음이다. 13과 17은 1과 자신 이외의 자연수로 나뉘지 않는 소수여서 최소공배수인 221년이 동시 출현 주기가 된다.

올해는 이 두 부류에 포함된 매미 7종이 여러 다른 장소에서 한꺼번에 출현할 예정이다. 매년 여름 흔히 볼 수 있는 매미들과 달리, 붉은 눈을 지니고 있으며 1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추위를 피하기 위해 땅속 깊은 곳에서 유충 시절을 보내다 올라오는 것이 특징이다.

코네티컷대의 곤충학자 존 쿨리는 이번에 나타날 현상을 매미와 영화 아마겟돈을 합친 "매미-겟돈"이라고 부르며 전체 개체 수가 수백조 마리, 어쩌면 1천조 마리에 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 매미들이 주로 서식하는 지역은 일리노이주를 비롯해 위스콘신주에서 루이지애나주, 워싱턴DC 옆 메릴랜드주에서 조지아주 사이에 이르는 중부와 동남부 지역이다. 전체 16개 주에 걸쳐 에이커(약 4천47㎡)당 평균 약 1백만 마리가 뒤덮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미들은 새들에게 이상적인 먹이이며, 인체나 농작물에 해를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큰 울음소리 탓에 개체 수가 많아질수록 소음이 엄청나게 커지는 문제가 있다.

곤충학자 쿨리는 매미 떼가 내는 소리가 "110데시벨에 달한다"며 "마치 제트기 옆에 머리를 대는 것과 같다.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