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인 코스피에 '빚투' 와르르...반대매매 급증

입력 2024-04-20 08:13


중동 위기에 고금리 장기화 우려까지 더해지며 증시가 출렁이자 주식 반대매매 체결 금액이 평소보다 2∼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18일 2거래일 동안 주식위탁매매 미수금 중 반대매매 금액이 275억원으로 집계됐다. 17일 하루 동안 반대매매 금액이 172억원으로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이 1.8%에 달했다.

지난해 10월 금융투자협회가 반대매매 통계를 반대매매 '대상' 금액이 아닌 실제 반대매매 주문에 따라 '체결'된 금액만 집계하기로 한 이후 하루평균 반대매매 금액은 67억원 수준이었다.

올해 들어 반대매매 체결액이 100억원을 넘긴 날은 앞서 1월 18일(102억원)과 2월 28일(115억원) 이틀 뿐이었다.

미수거래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고 난 뒤 2영업일 뒤인 실제 결제일(T+2일) 안에 갚는 초단기 외상 거래다.

투자자가 미수거래 대금을 갚지 못한 것은 미수금이라고 하는데 투자자가 이 외상값(결제대금)을 납입하지 못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 처분해 회수하는 것을 반대매매라고 한다.

최근 1주 동안 코스피가 2,660대에서 2,550대까지 하락하자 미수거래 '빚투'를 한 투자자들의 주식이 주가 급락에 강제 청산당한 사례가 늘며 반대매매 체결액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충돌하며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데다, 미국 경제지표가 견조해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이 잇따르면서 주가 하락 압력을 높였다.

1,400원대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이 외국인 수급을 위축시켜 주가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