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은 가구에 저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신생아 특례대출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실제 효과가 입증된 만큼 저출생 대응을 위해 요건을 더욱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성낙윤 기자입니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2년 이내 출산 가구에 최저 1%대의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정책금융 상품입니다.
대출을 통해 생긴 돈은 집을 구입하는 데 쓰거나 전세 자금으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난 1월 출시 이후 3월 말까지 1만8천건, 4조5천억원의 대출 신청이 들어왔습니다.
다른 정책금융 상품인 보금자리론 신청 규모가 지난 1월과 2월을 합쳐 1조3천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인기가 상당히 높은 겁니다.
초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사람들이 늘면서 최근 집값 반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함영진 /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 거래량을 지난 4분기 대비 회복시킨다든지, 서울 집값의 가격이 낙폭을 줄이고 플러스 변동률로 전환하게 한 부분에는 일정 부분 영향을 줬다고 보이고요.]
다만 대상 주택의 가격과 평형 등에 제한을 둔 '핀셋 상품'인 만큼 정책 효과의 상한선이 분명하다는 지적입니다.
고공행진 중인 분양가도 수혜 대상의 폭을 좁히고 있습니다.
서울의 아파트 공급가격이 평당 3,800만원을 돌파한 만큼, 대출 요건에 맞는 매물을 구하기가 어려워진 겁니다.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요건을 완화해 정책 사정권을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최지현(가명) / 서울 서대문구: 내 집을 마련한다고 하면 작은 집 보다는 국민 평형 위주로 보다 보니까, 84㎡를 서울 내에서 9억원 안쪽으로 마련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송재연(가명) / 서울 마포구: 신혼부부들이 원하는 지역을 마음껏 고를 수 없고 주변 지역으로 밀려나야 된다는 점에서 (주택)가격 기준을 높이면 좋지 않을까…]
'저출생 대응'이라는 관점에서도 실제 효과를 봤던 정책금융 상품을 손질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김효선 /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 지금은 어떤 정책을 쓰더라도 투기 수요를 자극하긴 힘들 만큼 (시장이)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 보니까… 출산 가구를 늘려야 한다는 정책적 방향성이 있는 만큼 자녀들의 출산 시기를 24개월이 아닌 36개월이나 48개월로…]
가계대출 증가세와 시장의 수급 균형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정책당국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성낙윤입니다.
영상취재 김성오, 영상편집 권슬기, CG 신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