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미국 주식시장은 3월 소매판매지수가 예상치를 상회한 가운데 시장금리 상승 속 하락 마감했다. 이에 코스피도 금리와 지정학적 불안으로 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에 외국인 자금 이탈이 지속됐다. 낙폭이 확대된 가운데 이날 2,600선 지지마저 위협받았으나 가까스로 방어에는 성공했다.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0.80포인트(2.28%) 하락한 2,609.63으로 마감했다.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개인 투자자 홀로 5,510억 원을 사들였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749억 원과 2,949억 원을 팔며 매도 우위를 보였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거래일보다 10.5원 오른 1,394.5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장중 1,400원을 돌파하기도 했는데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을 넘어선 것은 2022년 11월 7일(장중 고가 1,413.5원) 이후 약 1년 5개월 만이다.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400원대를 돌파한 때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발 고금리 충격 당시로 지금까지 단 세 차례뿐이다. 이런 상황에 외환 당국은 "외환 수급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구두 개입에 나서기까지 했다.
유가증권시장 종목들은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는 하락하며 전 거래일 대비 2.68% 내린 8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SK하이닉스도 4.84% 크게 하락하며 마감했다. 테슬라의 10% 감원 소식에 2차전지 종목들도 줄줄이 내림세를 기록했다. 전날 상승한 LG에너지솔루션(-1.88%), LG화학(-3.17%)은 물론 POSCO홀딩스(-2.56%), 삼성SDI(-1.90%)도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지수와 반대흐름을 보인 종목은 하이브였다. 신인 걸그룹 ‘아일릿’의 K팝 그룹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100 진입 소식이 알려지면서 하이브는 3.96% 오른 22만 3천 원에 장을 마치기도 했다.
정제 마진 상승과 수주 증가 등 전쟁 시 모멘텀이 개선되는 업종에 매수세가 주로 유입됐다. 한국석유는 전 거래일 대비 7.28% 오른 2만 200원에 장을 마쳤다. 같은 시각 방산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0.48%), 스페코(+4.51%) 등도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61포인트(2,30%) 하락한 832.81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566억 원과 103억 원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이 1,855억 원 사들였다.
에코프로비엠이 3.29% 하락하며 장을 마친 가운데 에코프로는 전날과 같은 가격(+0.00%)에 마감했다.
HPSP 지분 매각 관련 보도에 회사의 주가는 장 중 한때 11% 넘는 상승을 보였지만 회사측이 사실무근이라고 밝히면서 주가는 5.96% 하락한 4만 1천 원에 장을 마쳤다. 이외에도 주주환원책 발표한 메가스터디교육(+14.56%)과 MSCI 편입 예상 종목인 엔켐(+4.90%) 등이 상승하며 장을 마쳤지만 코스닥 역시 대부분의 종목이 하락하며 마감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 자극, 꺾이지 않는 소비에 의한 금리 우려가 주식시장 자금 이탈 야기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양 시장의 거래대금은 20조 3천억 원으로 전 거래일(18조 7천억 원)보다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