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미국을 비롯해 지구촌 곳곳에선 굵직한 선거들이 치러집니다.
정치적 변수에 세계 경제도 영향을 받는 이른바 폴리코노미의 시대가 도래한 셈인데요.
정치 프레임의 변화속, 경제 안정을 추구하기 위한 전략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한국경제TV가 주최한 2024 세계경제·금융 컨퍼런스에선 세계적 석학들이 머리를 맞대고 그 해법을 논의했습니다.
신용훈, 임동진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올해로 16회째를 맞은 세계경제·금융컨퍼런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 폴 크루그먼과 조지프 스티글리츠 등 글로벌 리더, 석학들과 함께해오며 권위있는 글로벌 경제 컨퍼런스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폴리코노미의 습격, 생존게임의 시작이란 주제의 이번 컨퍼런스에선 더글라스 레디커 전 세계경제포럼 어젠다 협의회 의장이 기조연설자로 나섰습니다.
레디커 전 의장은 앞으로 세계 질서는 다자주의가 세분화되는 소다자주의 형태로 바뀔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더글라스 레디커 前 WEF 협의회 의장 : 20세기 후반 이후 시작된 다자주의는 소다자주의로 바뀌고 있고, 이에 따라 각국은 각각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획일적인 제도를 통해 세계 질서를 유지해왔던 이전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김병연 서울대 석좌교수가 좌장을 맡은 토론에서 레디커 전 의장은 소다자주의 시대 한국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역내 리더로서의 역할을 할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더글라스 레디커 前 WEF 협의회 의장 : 조금 더 다변화해서 투자를 하는 것, 그래서 다변화하는 것이 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중국이 됐든, 다른 블록이 됐든 이 관계를 구축함에 있어서 조금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함께 토론에 나선 이대식 태재미래전략연구원 실장은 소다자주의로의 진행은 탈세계화가 아닌 재세계화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기존 불록간 연결고리의 역할은 오히려 더 중요해졌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꼬집었습니다.
[이대식 태재미래전략연구원 실장 : 분리 됐지만 연결된 세계에서 우리가 중요한 연결고리가 되면서 그걸 중심으로 블록과 블록을 연결하는 소다자주의를 지향해야지 이분법적으로 어느 진영에 들어간다면 우리에게도 미래가 없다고 생각이 됩니다.]
경제블록화의 세분화를 좇아 급격하게 정책을 선회하기 보다 기존의 교역관계를 증진시키면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 정부도 즉각적인 정책의 전환은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만큼 균형잡힌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 : 무엇이든 원하는 것은 당장 하겠다는 것은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갉아먹습니다 우리는 개개인의 문제에 신속하게 대응, 해결해야 하는 동시에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하는 포퓰리즘에 대해서는 원칙을 갖고 단호히 대처해야 합니다.]
세계 40억명이 투표장으로 향한다는 슈퍼선거의 해.
이번 세계 경제금융컨퍼런스에선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구조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대안들이 모색됐습니다.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미국의 금리인하 시기입니다.
2024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GFC)에 참석한 석학들은 당분간 금리인하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시장의 기대가 크지만,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앤디 셰 前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 :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것은 이것이 굉장히 장기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출생률이 지난 10년간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노동시장도 장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미 대선을 앞두고 경제 성과를 내세우기 위해 금리인하를 압박하고 있어 피벗이 연내 이뤄질 가능성은 크다는 진단입니다.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가 제기됐습니다.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 : 내수는 기본적으로 소비와 설비투자도 포함이 되지만 소비 쪽이 상대적으로 부진하고, 부동산 PF 관련된 건설 투자쪽이 부진하기 때문에 성장의 모멘텀이 우리가 기대하는 것보다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소비 쪽의 경우 고금리에 가계 부채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살아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저출생에 따른 축소경제 시대 우리의 대응 방안도 논의됐습니다.
한국의 합계출생률은 지난해 0.72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니퍼 슈바 전 미 국방부 인구통계학 컨설턴트는 중요한 것은 문화라고 강조했습니다.
[제니퍼 슈바 前 미 국방부 인구통계학 컨설턴트 : 출산이 하나의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일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 이것은 세제나 주택이나 일자리 창출 그 이상의 정책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가 파악하기도 어렵고 정치적인 차원에서 조정하기 어려운 것까지 변화를 가져와야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 세션에선 우리나라가 인공지능(AI) 산업에서 리더로 자리매김하려면 R&D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윤리 지침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습니다.
또한 대기업과 스타트업, 학계, 정부가 협력하는 생태계를 육성하면 IT 분야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국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오늘 컨퍼런스에는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은 물론, 학계, 일반 투자자들도 참석해 연사들의 발언에 귀를 기울이며 세계 경제의 향방을 가늠했습니다.
참석자들은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문지웅 / 부산 금정구 : 중국 아니면 미국, 이런 경제 강대국을 선택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다분화적인 관점으로 여러 국가들과 연결해서 생각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감명 깊었습니다.]
한국경제TV 임동진입니다.
영상취재 : 양진성, 이창호, 김재원, 김성오
영상편집 : 이가인
CG : 손지영, 김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