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브리핑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증권부 김동하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삼성전자 블록딜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습니다.
2주 전에 이부진 호텔 신라 사장이 상속세 마련을 위해 삼성전자의 주식 4,500억 원어치를 판다고 이미 예고했었죠.
그리고 어제 수요 예측에 드디어 들어갔습니다.
이 소식 먼저 설명해주시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삼성전자 지분 약 4,500억 원어치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합니다. 막대한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려는 목적인데요.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 사장은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위한 수요예측에 착수했습니다.
1주당 매각 예정 가격은 8만 3,700~8만 4,500원으로 전날 종가(8만 4,500원)와 비교하면 최대 0.95% 할인율을 적용한 가격입니다. 블록딜 주관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맡았습니다.
이번 블록딜 대상으로 나온 주식은 이 사장의 삼성전자 지분 0.09%에 해당하는 물량입니다. 매각이 마무리되면 이 사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기존 0.89%에서 0.80%로 줄어들 예정입니다.
올해 1월에도 이 사장은 삼성전자 지분을 블록딜 형식으로 시장에 넘겼습니다.
당시와 비교해 보면 눈에 띄는 점은 아무래도 할인율인거같아요.
시장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네 맞습니다.
올해 1월 홍라희 여사를 비롯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삼성전자 지분 총 2조 원 어치를 블록딜로 매각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당시 매각한 삼성전자 주식의 가격은 1.2% 할인된 7만 2,717원에 결정됐는데요.
주관사 측은 당초 2%대 할인율을 목표로 블록딜에 돌입했습니다. 하지만 매각 규모의 7~8배에 달하는 15조원 이상의 기관투자가 수요가 몰리면서 밴드(1.2%~2.0%) 최하단의 할인율로 전량 매각에 성공했습니다.
보통 블록딜에 적용되는 할인율이 5%에서 10% 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에도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높았던 겁니다.
하지만 이번달, 올해 1월보다 더 낮은 할인율을 적용받으며 삼성전자 블록딜 거래 가격이 결정될 예정인데요.
결국 할인율이 낮다는 건 그만큼 기관들이 삼성전자의 주가 향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뜻이고 1월에 비해 삼성전자의 펀더멘털을 바라보는 시각이 훨씬 더 장미빛이라는 풀이할 수 있습니다.
증권사 목표가격 11만원이 나왔다는 점은 이번 블록딜 할인율 축소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점을 말해준다고 하겠습니다.
그렇군요. 최근들어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도 이어지고 있고 결국엔 장기적으로 우상향할거다라는 믿음에는 변화가 없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투자자의 관심은 주가의 단기 조정 가능성 아닐까요?
증권가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일반적으로 블록딜을 통해서 주식을 거래할 경우 대규모 물량이 한꺼번에 낮은 가격에 거래되기 때문에 그 이후 주가의 하락압력이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시적으로 수급이 흔들리기 때문인데요.
다만 증권가에서는 연이은 블록딜이 업황 턴어라운드 시점에 이뤄지는 만큼 호가 공백이 짧은 시간내에 채워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오히려 어제보다 0.12% 소폭 상승한 8만 4,600원에 장 초반 거래되고 있습니다.
삼성 일가는 2021년부터 5년에 걸쳐 이건희 선대회장이 남긴 유산에 대한 상속세(약 12조원) 납부를 목적으로 주식 담보 대출을 받거나 블록딜 매매를 하고 있습니다.
이에 이번 이 사장의 주식 지분 매매는 '오너가의 차익실현'이 아닌 '세금 납부'를 위한 목적이 분명한 만큼 투심 악화에도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이번 블록딜로 인해 상속세 납부가 어느정도 마무리되었다는 기대감이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일부 투자자들은 오버행 이슈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기도 합니다만 이번 삼성전자 블록딜의 경우에는 할인율이 낮고 향후 주가 흐름이 좋은 만큼 시세차익 물량이 출현할 가능성도 높지는 않다고 설명합니다.
이어 증권가에서는 "지금의 삼성전자 주가 흐름에 더 결정적인건 삼성전자 오너 일가의 블록딜이 아니라 엔비디아에 HBM3E 납품여부라며 이를 주목하는 것이 오히려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