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며 경기부진이 완화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다만 내수 부진에 대한 평가는 5개월째 유지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간한 '경제동향 4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 회복이 지체되고 있으나 수출이 정보기술(IT) 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면서 경기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는 지난해 12월 '내수 둔화'를 처음으로 언급한 이후 이달까지 5개월째 비슷한 진단을 내렸다.
수출에 대해선 지난달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회복세'에서 이달 '글로벌 반도체 경기 반등에 따른 높은 증가세'로 한층 더 긍정적으로 표현됐다.
3월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IT 품목(57.0%→38.9%)이 높은 증가세를 보이며 1년 전보다 3.1% 늘었다. 일평균 기준으로도 전월(12.5%)에 이어 9.9%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2월 전산업 생산은 서비스업의 경우 둔화됐지만 광공업 생산이 반도체(65.3%)를 중심으로 1년 전보다 4.8% 올라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반도체 경기 개선은 설비투자에도 영향을 미쳐 2월 특수산업용기계는 전달(13.5%)에 이어 8.6%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전체 설비투자 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0.3% 줄었다.
KDI는 "반도체 경기 회복세로 수출과 생산이 급증했고 이는 주가 등 일부 금융지표에도 긍정적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비는 상품소비의 위축이 지속된 가운데, 서비스소비도 낮은 증가세를 나타내는 등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2월 소매판매는 0.9% 증가했다. 고금리의 부정적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생산시설 공사, 조업일수 축소가 됐다. 승용차(-17.8%)와 통신기기 및 컴퓨터(-10.1%)이 특히 대폭 감소했다.
건설투자도 부진했다. 지난 2월 건설기성(불변)은 0.5%의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KDI는 건설경기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24.1%)와 건축허가면적(-33.4%)에서 큰 폭의 감소세가 유지돼 향후 건설투자의 둔화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소비자물가는 소비 부진이 반영돼 기조적인 물가상승세가 둔화 흐름을 유지했다.
3월 소비자물가는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농산물·석유류 등 공급 측 상방 압력이 확대되면서 1년 전보다 3.1% 올라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한편 KDI는 KDI는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며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완만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대외 위험요인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