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신 채 운전하다 오토바이 배달원을 치어 숨지게 한 20대 클럽 DJ 측이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피해자 측의 일부 책임을 주장했다.
DJ 안모씨의 변호인은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김지영 판사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도주치상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에서 "혐의를 대체로 인정한다"면서도 "배달원이 도로교통법을 지켰으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변호인은 "안씨가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것은 잘못됐지만, 당시 오토바이 배달원은 편도 2차로 도로의 1차로로 달리고 있었다"라며 "도로교통법상 오토바이는 1차로로 다니지 못하게 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법을 준수해 2차로로 갔으면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안씨는 피해자 측과 합의할 시간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에 "사고 당시 영상을 보면 안씨는 이미 차량을 잘 제어하지 못하는 상태로, 차선을 따라서 제대로 운행하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내달 10일 변론을 종결하고 선고기일을 정하기로 했다.
안씨는 지난 2월 3일 오전 4시 30분께 강남구 논현동에서 술을 마시고 벤츠 차량을 몰다 오토바이 배달원 A(54)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안씨는 사건 당일 중앙선을 침범해 다른 차량을 들이받은 후 도주하다가 A씨를 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안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21%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온라인에선 안씨가 사고 직후 구조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반려견만 끌어안고 있었다는 목격담이 올라와 공분을 샀다.
사고 이후 배달 기사들과 시민들은 검찰에 안씨의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 1천500장을 제출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