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IPO 현미경 심사…IPO 명가 '위태'

입력 2024-04-01 17:37
수정 2024-04-01 20:53
<앵커>

'파두 쇼크'에 '따따블 열풍'까지 겹치며 거래소의 고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실적 예상치, 계약 내용 등 IPO(기업공개)에 도전하는 기업들을 세밀하게 살피고 있는 건데요,

상장 심사 기간이 기약 없이 길어지며 기업들도 거래소의 눈치만 보고 있는 가운데 주관사의 역할이 더 커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최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디지털 트윈 FAB설계 전문기업, 이안까지 최근(29일) 심사 철회를 결정하며 올해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철회한 기업은 모두 7곳으로 늘었습니다.

파두 사태 이후 한국거래소의 심사 절차가 까다로워지며 상장예비심사가 길어지자, 자진 철회에 나선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해 7월 코스닥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바이오 의약품 기업 이엔셀은 8개월째 심사가 지연되고 있고, 이노그리드는 11개월 넘게 심사가 이어진 끝에 해를 넘겨서야 심사가 승인됐습니다.

한국거래소 상장 규정에 따르면 상장예비심사 결과를 45영업일 이내에 통보해야 된다고 명시돼 있지만, 지난해는 평균 76영업일까지 늘어났습니다.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45영업일이 지켜진 기업은 단 두 곳에 불과합니다.

거래소의 심사 지연도 문제지만 준비가 안 된 기업들을 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에 올리는 상장 주관사의 책임도 피해갈 수 없습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투자자들에게 이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것이 주관사들이 되는 거거든요. 상장 기준에 맞게끔 사전 필터링을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그 역할을 제대로 못 했기 때문에 결국 상장 철회가 되는…]

특히 파두 사태로 압수수색까지 받았던 NH투자증권이 최근 심사를 철회한 기업 중 피노바이오, 노르마, 나노시스템 등의 상장 주관사를 맡고 있어, IPO명가인 NH투자증권의 명성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실제 지난 8월 상장한 파두는 IPO 당시 추정했던 작년 매출액과 실제 매출액의 차이가 다섯배 가까이 났고, 올해 1,2분기 까지도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전망을 내놓으며 아직도 공모가의 절반 수준에서 주가가 머물러 있습니다.

무기한 연기되고 있는 거래소의 상장심사, 그리고 실적을 위해 무작정 예비 심사를 올리는 주관사 모두가 제 역할을 충실히 해야 IPO시장이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최민정입니다.

영상편집: 김민영, CG: 김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