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리폼업자가 루이비통 상표권 침해에 대한 손해를 배상하라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가운데 항소심은 특허법원장이 맡게 됐다.
특허법원은 루이비통 말레띠에가 리폼업자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침해금지 등 소송의 항소심 사건을 특허법원장이 직접 재판하는 특허법원 특별부에 배당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2017∼2021년 고객의 루이뷔통 가방 원단으로 크기, 형태, 용도가 다른 가방과 지갑을 제작해 리폼 제품 1개당 10만∼70만원의 제작비를 받았다.
이에 2022년 2월 루이비통은 A씨가 자사 상표의 출처표시 및 품질보증 기능을 저해해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다. 타인의 등록상표를 그 지정상품과 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면 상표권 침해 행위로 인정된다.
A씨는 리폼 제품이 같은 물품을 반복해서 생산하는 '양산성', 생산자에서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유통성'을 갖추지 않아 상표법상 '상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가방 주인이 소유자가 리폼 제품을 루이비통에서 제작한 원제품으로 혼동할 우려가 없기 때문에 상표법상 '상표의 사용'을 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3부는 지난해 10월 12일 "리폼 제품도 상품에 해당한다"며 "A씨는 루이비통에 손해배상금 1천500만원을 지급하라"고 루이비통 승소 판결을 내렸다.
리폼 제품이 교환가치가 있고 독립된 상거래의 목적물이 되는 이상 상표법상 상품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한 결과였다.
A씨가 항소함에 따라 2심을 특허법원이 맡게 됐고, 특허법원은 특별민사항소 31부에 이 사건을 배당했다.
특허법원은 "오래된 명품을 리폼 혹은 업사이클링을 통해 새 제품처럼 만들어 사용하는 것에 대해 친환경 소비문화로 인식해 폭넓게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과 상표권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 "상표 소진론의 적용 범위와 관련해 선례적 의미가 크고 리폼업계에 큰 사회적 파급력을 지닐 것으로 예상되는 사건인 만큼 특별부에 회부해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