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의대 2천명 증원은 최소 숫자…비수도권·지역의대에 집중배정”

입력 2024-03-20 15:33


한덕수 국무총리는 20일 “의과대학 2천명 증원은 의사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최소한의 숫자”라며 “내년부터 2천명을 증원하더라도 우리나라 의대의 교육 여건은 충분히 수용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했다. 한 총리는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시작된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한 달을 채워가고 있다”며 “그동안 정부는 비상진료체계를 차질 없이 유지하는 한편, 국민들께 약속드린 의료개혁을 속도감 있게 실행해나가는데 전력을 기울여 왔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병원을 이탈하고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도 이어지고 있지만 한 총리는 의대 정원 2천명 증원과 관련해 타협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현재 인구 1천명당 임상의사 수가 한의사를 포함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에서 두 번째고, 한의사를 제외하면 OECD 꼴찌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보건사회연구원, 서울대 등 전문가들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35년에는 의사 1만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총리는 “교육 여건과 지역 의료 현실을 감안해 증원 규모를 2천명으로 정했고, 내년부터 증원하더라도 우리나라 의대의 교육여건은 충분히 수용 가능하다”며 “현행 법령상 기준뿐 아니라, 의학교육 평가인증원의 인증기준도 준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료계 반발로 의대 정원 315명을 감축한 점도 언급했다.

한 총리는 “그때 351명을 감축하지 않았더라면 지금까지 6,600명의 의사가 추가로 확보됐을 것이며, 2035년에는 1만명이 넘는 의사가 배출됐을 것”이라며 “2000년의 타협이 2035년의 의사 부족을 초래했고, 올해의 갈등과 분란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지금의 혼란과 국민이 겪는 고통에도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달성해야 하는 이유가 과거 사례에 있다”며 “지금이라도 의대 정원을 늘려 꾸준히 의사를 길러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늘어나는 2천명 정원에 대해선 “비수도권 의대와 소규모 의대, 지역 거점병원 역할을 수행하는 지역 의대에 집중적으로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신입생은 지역 인재 전형을 적극 활용해서 선발하고, 국립대 교수 1천명 신규 채용을 포함한 범정부 차원의 종합 지원도 신속히 실천한단 계획이다.

끝으로 한 총리는 “의대 증원은 의료 개혁을 위한 필수 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다”며 “필수 의료와 지역 의료 강화에 계속 주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