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로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던 은행·금융지주 관련주들이 내림세로 전환했다. 차익실현 매물 출회에 단기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18일 KB금융은 오전 9시 23분 기준 전날보다 3,700원, 4.86% 떨어진 7만2,500원에 거래 중이다. 14일 역대 최고가 경신 이후 3%대 약세에 이어 또다시 하락하는 모습이다.
같은 시각 신한지주(-3.23%), 우리금융(-2.89%), 하나금융지주(-1.93%), 기업은행(-1.57%) 등 은행주 대부분이 약세다.
증권주도 함께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메리츠금융만 장 초반 1%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금융당국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안을 발표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자율배상 확정 여부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1분기 실적에 관련 손실이 반영될지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란 것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18일) "전수조사 전수조사 결과가 모두 나와봐야 알겠지만 최종배상비율은 약 30~40% 내외로 전망된다"며, "자율배상 규모는 KB금융 7000억~9000억원, 신한지주 3000억원 내외, 하나금융 2000억원 초반 수준"으로 추정했다.
이어 최 연구원은 "발표된 감독당국의 홍콩 H지수 ELS 분쟁조정 기준안이 예상을 상회하는 강한 방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가가 계속 급등했다"며, "ELS 이슈 등의 강한 조정 요인 발생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일지라도 쉬어가는 흐름 없이 주가가 이를 무시하고 연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과열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주가 상승에도 은행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0배 내외에 불과해 중장기 매력은 여전히 높지만 ELS 배상, 환율 상승 등 자본비율 하락 요인이 발생하고 있는데다 자본비율 추가 개선 없이는 큰 폭의 주주환원율 상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한편, 메리츠금융에 대해서는 밸류업 지수 편입 가능성이 가장 높은 종목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메리츠금융지주의 가장 큰 강점은 보험·증권 자회사의 높은 수익성에 기반한 업계 내 가장 높은 에쿼티 스프레드와 자본비용 및 주주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주주환원 정책 등 업계 내 가장 효율적인 자본 활용"이라고 말했다.
설 연구원은 "자본비용을 상회하는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있다"며, "주주 환원 정책에 있어 K-ICS 나 해약환급금준비금 이슈 등으로 보험 자회사의 배당이 제한되더라도 증권 자회사의 배당을 통한 재원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