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28년만에 '회장·부회장직' 신설…찬성 95% 이상

입력 2024-03-15 13:51
수정 2024-03-15 13:51


유한양행이 28년만에 회장·부회장 직제를 신설한다.

15일 유한양행은 서울 본사 4층에서 열린 제10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장, 부회장직을 신설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제2호 의안인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통과시켰다.

이번 안건 통과로 유한양행 회장·부회장 직제는 지난 1996년 이후 28년만에 부활했다. 앞서 유한양행에서 회장직에 오른 인사는 창업주인 유일한 박사와 그의 최측근인 연만희 전 고문 2명뿐이었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신약개발에서 훌륭한 인재를 영입하려면, 사장 부사장과 같은 이사 직함 등이 필요한데, 현행 상법과 정관에서는 (회장 등의 직제가 없으면) 사장으로 영입하려면 주주총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이어 "회장과 부회장 신설은 다른 사심이나 목적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에 제 명예를 걸고 말할 수 있다"며 "회장과 부회장을 두더라도 임원의 일부로 직위만 다는 것이지, 특권을 주거나 이런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회장, 부회장직 신설에 찬성이 95% 이상 나왔다"고 강조했다.

앞서 유한양행은 이번 정기주총에서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안건으로 상정해 회장, 부회장 직제 신설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일부 직원들을 중심으로 특정인을 위한 회장직 신설이란 논란이 나왔다. 실제 유한양행 본사 앞에는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이를 반대하는 트럭시위가 등장했다.

여기에 유일한 박사의 손녀인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 역시 이날 주주총회에 참석해 "할아버지 정신이 제일 중요하다"며 "모든 것은 할아버지 유지에 따라 평가돼야 한다"라고 말해 회장직 신설에 우려를 표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선 회장직 신설 등 정관 일부 변경을 포함해 ▲2023년 재무제표·연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일부 변경의 건 등의 안건을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