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의 SK하이닉스 주식 보유율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일 기준 외국인의 SK하이닉스 주식 보유율은 54.3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보유율은 지난해 말부터 53% 수준에서 머물다 지난달 23일 처음으로 54%대에 진입한 뒤 계속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서도 SK하이닉스 순위는 계속 상승했다.
지난 1월만 해도 SK하이닉스는 외국인들이 3번째로 많이 판 종목이었으나 2월 들어 순매수 2위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는 현대차를 제치고 순매수 1위에 올랐다.
이에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달 들어 10.05% 올랐다. 지난 8일에는 4.24% 상승한 17만1천900원에 마감해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가 0.14% 하락한 것과 비교된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대거 매도하면서 주가가 내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이었으나 2월에는 순매수 7위로 떨어졌다. 이달 들어서는 가장 많이 판 종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엔비디아가 실적 기록을 세우자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고, HBM 시장 점유율이 큰 SK하이닉스로 관심이 쏠렸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I 모멘텀 속에 혜택을 받고 있는 고대역폭 메모리 분야에서 SK하이닉스가 독점력을 지니고 있다"며 "차세대 HBM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간 격차가 더 확대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은 SK하이닉스에 더 많은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HBM 등 고성능 AI 전용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HBM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가 얼마 없는 상황에서 하이엔드급 HBM을 제조 중인 SK하이닉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일반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중심이다 보니 HBM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노출도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반면 개인은 이달 들어 SK하이닉스를 대거 팔고 삼성전자는 사들이고 있다.
이달 들어 8일까지 개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SK하이닉스로 3천400억원어치 순매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2천250억원어치 순매수해 네이버 다음으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 됐다.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 여력이 더 있다면서도 엔비디아 주가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병현 연구원은 "SK하이닉스 주가는 단기적으로 기술적인 부담 과열을 해소하기 위한 변동이 있을 수 있으나 앞으로도 상승 여력은 있다"며 "여전히 상반기까지는 SK하이닉스가 우위를 보이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엔비디아가 비용 부담으로 마진이 감소하거나 매출이 둔화하면 SK하이닉스에 주가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과열 우려가 나오는 엔비디아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 SK하이닉스 주가에도 악재로 될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엔비디아 이사 두 명이 자사 주식을 1억8천만달러(2천391억원)어치를 매도했다고 지난 7일 보도했다. 시장에선 최근 엔비디아 주식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엔비디아 주가가 고점에 이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