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폐업에 유령골목…무너진 '가로수길·종각' [서울 상권 지각변동②]

입력 2024-03-08 17:35
수정 2024-03-08 17:35

한 때 서울의 대표적인 상권이었던 종각역 일대와 신사동 가로수길이 텅 빈 거리로 전락했습니다.

상권의 핵심 역할을 하는 MZ세대들이 찾지 않으면서 줄줄이 폐업을 신고하는 곳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신동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서울 종로구 일대 젊음의 거리.

구름처럼 사람이 모인다는 의미의 '운종가'로 불린 서울 최대의 번화가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의 명성을 찾기 힘든 상황에 놓였습니다.

거리 명칭은 젊은의 거리지만 길가에선 더 이상 젊은이들을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패션 뷰티의 성지로 불린 신사동 가로수길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가로수길 초입에서 몇걸음 걷자 공실 상가들이 즐비했고 임대문의 간판이 곳곳에 붙어있습니다.

한 때 기업들의 마케팅이 집중됐던 곳이지만 이제는 MZ세대들도 외면하고 있습니다.

[가로수길 인근 공인중개사 : 가로수길이라면 광고효과가 있어야 합니다. 매출보다 홍보가 중요한 지역입니다. 마케팅 쪽으로 활용하기 위해. 인터넷이나 인플루언서 쪽으로 가고. 특히 고가 브랜드 홍보로 많이 했었습니다. 임대료는 비싼데 효과는 적다보니...]

실제로 종각과 가로수길 일대의 공실률은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 종로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7.4%로 3년전보다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가로수길 공실률은 36%로 서울 6대 상권 평균 공실률 (18.7%)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MZ세대들이 새로운 상권을 찾아 나서면서 쇠퇴 시기가 급격하게 빨라진 영향이 컸습니다.

매출액에 비해 과도한 임대료 또한 상권의 몰락을 부추겼습니다.

[이은형 /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중심지는 고객도 많고 임대료도 높다. 그러면 중심지 옆쪽으로 새로운 상권이 형성됩니다. 좀더 저렴한 지역으로 새로운 가게를 내고. (기존 종로나 가로수길 비싸고) 기존 중심지는 늘 가보고 새로운 곳은 새로운 느낌이다. 그렇게 상권이 이동된다]

몰려든 MZ세대로 떠오른 상권도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지 못하면 곧바로 무너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국경제TV 신동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