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자동차 덕’ 1월 경상수지 9개월 연속 흑자…여행수지 적자 지속

입력 2024-03-08 09:35


반도체·자동차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경상수지가 9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경상수지는 30억 5천만달러(4조519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이후 아홉 달째 흑자를 이어갔지만, 흑자 규모는 지난해 12월(74억 1천만달러)보다 줄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상품수지(42억 4천만달러)가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 연속 흑자를 나타냈다.

수출(552억 2천만달러)은 지난해 1월보다 14.7% 늘었다. 지난해 10월 1년 2개월 만에 반등한 뒤 넉 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52.8%), 승용차(+24.8%)·기계류·정밀기기(+16.9%), 석유제품(+12.0%) 등이 많이 늘었고 지역별로는 미국(+27.1%), 동남아(+24.4%), 중국(+16.0%) 등으로의 수출이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수입(509억 8천만달러)은 8.1% 줄었다. 특히 에너지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원자재 수입이 전년 같은 달보다 11.3% 감소했다.

원자재 중 가스, 화학공업제품, 석탄의 감소율이 각 42.3%, 16.3%, 8.2%로 집계됐다. 원유(+6.0%)와 석유제품(+24.2%) 수입은 늘었다.

내수 부진 영향에 정보통신기기(-16.1%)를 중심으로 자본재 수입도 3.8% 줄었고, 승용차(-44.6%)·곡물(-6.5%) 등 소비재 수입도 4.2% 축소됐다.

서비스수지는 26억 6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25억 4천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한은은 “출국자가 늘면서 여행수지가 -14억 7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1월 14억 8천만 달러 적자 이후 가장 큰 폭의 적자다. 지적재산권수지도 5억2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본원소득수지는 16억 2천만달러 흑자였지만, 전월(+24억 6천만달러)과 1년 전(+66억 7천만달러)보다 규모는 작았다. 한은은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 배당 수입이 줄면서 배당소득수지 흑자 폭이 한 달 사이 22억 5천만달러에서 13억 5천만달러로 축소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월 중 28억 1천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1억 6천만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도 2억 2천만달러 늘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65억 1천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채권을 중심으로 65억 2천만달러 각각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