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달 2%대로 떨어지며 안정세를 보이는 듯 했던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신선과실 가격이 41.2% 올랐고, 최근 국제유가 불안까지 겹친 영향이 컸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7(2020=100)로 1년 전보다 3.1% 올랐다.
지난해 8~12월 3%를 웃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2.8%) 2%대로 떨어졌지만, 한 달 만에 3%대로 올라섰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과실 등이 많이 오른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3%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농산물 물가가 20.9% 올라 전체 물가를 0.80%포인트(p) 끌어올렸다. 특히 아몬드를 제외한 과일류인 신선과실이 41.2% 올랐다. 이는 1991년 9월(43.9%) 이후 32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신선채소는 지난해 3월(13.9%) 이후 최대 폭인 12.3%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석유류 물가 하락 폭도 전월(-5.0%)보다 축소된 1.5%에 그쳤다. 전체 물가 기여도도 1월 -0.21%p에서 -0.06%p로 줄면서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서비스 물가는 2.5% 오르며 전달(2.6%)보다 상승 폭이 다소 축소됐다. 공공서비스 물가도 2.0% 오르며 전달(2.2%)보다 상승 폭을 줄였다.
개인서비스 물가는 3.4% 올랐다. 외식 물가는 3.8% 오르면서 2021년 10월(3.4%) 이후 28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작았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3.7%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4.5%) 정점을 찍은 뒤 올해 1월(3.4%)까지 상승 폭이 둔화했지만 넉 달 만에 다시 상승 폭이 커졌다.
품목별로는 사과가 71.0% 올랐고, 귤도 사과의 대체재로 소비가 늘어난 영향으로 78.1% 급등했다.
신선채소는 12.3% 올랐다. 지난해 3월 13.9% 오른 뒤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5% 상승해 전월과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