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상장 직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해 70억원대의 평가 차익을 거둬 '먹튀 논란'에 휩싸인 전 CTO(최고기술책임자)가 카카오의 CTO로 내정됐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최근 임직원들과 의견을 나누는 온오프라인 간담회에서 정규돈 카카오뱅크 전 CTO를 카카오의 차기 CTO로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규돈 전 CTO는 카카오뱅크가 상장한 지 3거래일 만인 2021년 8월 10일 보유주식 11만7천234주 가운데 10만6천주(주당 6만2천336원)를 매도해 약 66억원의 차익을 거두고, 2주 후에는 나머지 주식 1만1천234주(주당 9만1천636원)도 전량 매도해 10억여원의 차익을 더 얻었다.
임원진이 상장 직후 자사 주식을 파는 행태가 도덕적 해이라며 일각에서 '먹튀 사태'라는 비판까지 받았다. 임원진의 주식 대량 매도 영향으로 주가가 내려가 일반 주주들이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일신상의 사유로 카카오뱅크를 퇴임한 정 전 CTO가 다시 카카오로 돌아온다는 소식에 조직과 경영 방식을 일신하겠다던 카카오가 결국 '회전문 인사' 행태를 보인다는 우려가 나온다.
게다가 카카오 홍은택 대표의 임기가 아직 남았는데도 정 대표 내정자가 차기 인사와 조직 개편 방향을 발표한 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 대표 내정자는 간담회에서 카카오톡 선물하기·쇼핑하기, 카카오쇼핑라이브가 속한 조직인 '커머스 CIC(사내독립기업)'를 카카오 내부 부문으로 흡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부서별로 자율 운영 중인 근무제를 노조와 협의 없이 일괄 출근으로 바꾼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카카오 노조는 단체협약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카카오 측은 "대표 내정자이자 카카오 쇄신TF장으로서 앞으로의 변화 방향성에 대해 소통하는 자리를 가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