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율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질 바이든 여사가 남편의 재선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2일(현지시간) 전했다.
바이든 여사는 지난 1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바이든-해리스를 위한 여성 연합' 행사에서 연설을 통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유력시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맹폭했다.
바이든 여사는 "조(바이든 대통령)가 의제의 중심에 여성을 두는 방식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는? 그는 평생 우리(여성)를 비방하고 우리의 존재를 깎아내렸다. 그는 여성의 신체를 조롱하고 우리 업적을 무시하고 (여성) 공격에 대해 자랑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 그는 '로 대 웨이드'(낙태를 헌법상의 권리로 인정한 판결)를 죽이는 것을 떠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여사의 '로 대 웨이드' 언급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낙태 관련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낙태 금지 시점과 관련,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나는 점점 더 15주에 대해서 듣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주 이후 낙태 금지' 정책을 시사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에서는 1972년 연방 차원에서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나왔지만 트럼프 행정부 때 보수 우위로 재편된 연방 대법원은 2022년 6월 이 판결을 폐기했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을 꺼낸 바이든 여사는 "트럼프는 여성과 우리 가족에게 위험하다. 우리는 그가 이기도록 단순히 내버려 둘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CNN은 이날 바이든 여사의 발언에 대해 "바이든 여사가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한 적 있지만 분명한 변화와 본격적으로 싸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바이든 여사는 2일 애리조나주 투손을 방문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의 낙태 제한 움직임을 비판했다.
바이든 여사는 조지아주와 애리조나주에 이어 네바다주, 위스콘신주 등 다른 경합주들도 돌면서 여성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또 바이든 여사는 흑인과 라틴계 유권자들의 환심을 얻으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고 CNN이 전했다
한 소식통은 "그녀(바이든 여사)는 단지 파란색이 짙은 지역(민주당 강세 지역)만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 나라의 다양한 지역을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여사는 자신이 남편의 정치적 조언자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바이든 대통령의 가장 믿을만한 파트너로 백악관과 선거 캠프에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캠프는 바이든 여사의 활약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바이든 여사는 대중 사이에서 남편보다 인기가 높다. 최근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9%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드러냈지만 질 바이든 여사에 대한 부정적 응답은 30%에 그쳤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