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무기 수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주요 방산주(株)의 시가총액이 한달 새 4조원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우주항공과 국방' 업종에 속하는 국내 상장 종목 19개의 시가총액 총합은 지난달 29일 기준 22조9천24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말 기준 해당 기업들의 시가총액 총합은 19조2천203억원이었으나 한 달 사이 19% 늘었다.
LIG넥스원의 시가총액 증가율이 36%로 가장 컸는데, 지난 1월 말 2조3천122억원에서 지난달 29일 3조1천504억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LIG넥스원 주가는 10만5천100원에서 14만3천200원으로 껑충 뛰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6조9천920억원에서 9조4천931억원으로 35% 늘어 두 번째로 증가폭이 컸다.
아이쓰리시스템(14%), 컨텍(9%), 휴니드(8%)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된 데 더해 방산 기업들이 작년 4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점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3일 한국수출입은행의 법정자본금 한도를 현행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늘리는 내용의 수출입은행법(수은법) 개정안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으며, 지난달 29일에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기존 수은법은 특정 개인·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자기자본의 40%로 제한해 초대형 수주 사업이 많은 방산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 여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는데, 이번 개정안을 통해 방산업체의 수출계약 체결이 용이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산재한 상태다.
아울러 방산 기업들이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데다, 대외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주가 상방 압력이 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7천49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LIG넥스원의 작년 영업이익(1천864억원)은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방산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RIRANG K방산Fn ETF'는 지난달 들어 16% 상승했다.
해당 ETF는 'FnGuide K-방위산업 지수'를 기초지수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등 국내 방산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지난달 29일 이 ETF는 장중 1만4천32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이에 순자산총액도 1월 말 640억원에서 지난달 말 750억원으로 110억원 늘었다.
기관이 2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해당 ETF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