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미국 PC·서버 제조업체 델 테크놀로지(이하 델) 주가가 하루 만에 30% 넘게 올랐다. 그 영향으로 AI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동반 상승해 엔비디아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종가 기준 2조달러(약 2천672조원)를 넘어섰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델 주가는 전장보다 31.62% 오른 124.59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131.06달러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도 새로 썼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2018년 주식 시장에 재상장한 델의 당시 시가총액은 약 160억달러(약 21조3천760억원)였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880억달러(약 117조5천680억원) 수준으로 뛰었다.
전날 이 회사의 분기 실적 발표에서 AI 관련 매출이 급증한 여파다.
회사 측은 AI에 최적화된 서버가 49억달러(6조5천46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제프 클라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주문이 전년 대비 40% 가까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델을 '최고 추천주'(top pick)으로 선정하고 목표주가를 100달러에서 128달러로 올리며 "AI 서버 주문, 수주 잔고 등의 강점은 델의 AI 이야기가 이제 시작이며 모멘텀을 맞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웰스파고 역시 델의 목표주가를 140달러로 올리고 '비중 확대' 의견을 냈다.
이에 AI 반도체·서버 기업들의 주가도 덩달아 뛰었다. 엔비디아 주가는 전장보다 4.0% 오른 822.79달러에 마감해 종가 기준 회사 시총이 2조569억7천500만달러(약 2천748조원)를 기록했다.
엔비디아 시총은 지난 23일 장중 2조달러를 넘어섰다가 종가 기준으로는 내려갔다. 이후 일주일 만에 종가 기준 최초로 2조달러를 돌파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에 이어 시총 순위 3위에 등극했다.
엔비디아 칩으로 서버를 만드는 슈퍼마이크로 컴퓨터의 주가도 이날 4.5% 상승했다. AI 랠리를 올라탄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마벨 테크놀로지도 각각 7.6%, 8.3% 올랐다. 엔비디아의 경쟁사 AMD 주가도 5.3% 상승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