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텍사스 산불 확산…서울 5배 면적 '잿더미'

입력 2024-02-29 07:25
수정 2024-02-29 08:02


미국 텍사스주 서북부 팬핸들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운데 사흘째 계속 확산 중이다.

28일(현지시간) 텍사스 산림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팬핸들 지역의 각기 떨어진 4곳에서 산불이 확산되고 있다.

규모가 가장 큰 '스모크하우스 크리크' 산불은 지난 26일 발화 이래 총 85만에이커(3천440㎢)를 태웠다. 이는 서울 전체 면적(605㎢)의 5배가 넘는 규모다.

이 산불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피해 면적이 50만에이커(2천23㎢)로 보고됐으나, 몇 시간 만에 피해 지역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불이 난 이후 사흘이 지나도록 불길이 잘 잡히지 않아 현재 진압률이 3% 불과하다.

인근에서 발생한 또 다른 산불 '윈디 듀스'도 9만에이커(364㎢), '그레이프 바인 크리크' 산불도 3만에이커(121㎢)를 각각 태웠다. 두 화재의 진압률은 각각 25%, 60%다.

산불은 민가가 있는 인근의 시골마을까지 번졌고, 당국은 헴필 카운티와 로버츠 카운티, 보거 타운 일부에 대피령 또는 대피 권고를 내렸다.

헴필 카운티에 있는 인구 2천여명의 마을 캐나디언에 특히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헴필 카운티의 당국자는 캐나디언 일대에서 주택 약 40채가 불에 탔다고 보도했다.

캐나디언 시장인 테릴 바틀렛은 CNN 인터뷰에서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며 "다만 집들이 꽤 많이 불탔다"고 밝혔다.

스모크하우스 크리크 산불 현장과 가까운 보거 지역 주민 애드리아나 힐(28)은 "보거 주변은 마치 불길의 고리(ring) 같았다"며 "4개의 주요 도로가 모두 폐쇄돼 빠져나갈 길이 없었는데, 다행히 바람이 반대 방향으로 불어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AP에 말했다.

화재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소방 당국은 강한 바람과 마른 풀, 예년보다 따뜻한 기온 등의 요인이 불길을 키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