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일부 학교에서 26일(현지시간)부터 시범적으로 교복 착용을 시작했다고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남부 베지에 시의 학교 4곳의 학생들은 이날부터 교복을 입고 등교했다.
교복 착용은 가브리엘 아탈 총리가 지난해 교육부 장관으로 재직할 때 학교 권위 확립과 학습 분위기 조성, 학교 폭력 예방, 정교분리 원칙 준수 등을 위해 내세운 여러 조치 중 하나다.
2024년 9월 시작하는 새 학기부터 시범 도입할 예정이지만 베지에 시는 극우 성향의 로베르 메나르 시장이 한발 앞서 나갔다.
메나르 시장은 이날 한 시범 학교 앞에서 "우리는 10년 전부터 이 실험을 요구해왔다"며 "교복은 사회적 차이를 없애고 공화국의 학교를 보호하며 복장 문제로 인한 차별과 괴롭힘을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초등학교 2학년(CE1) 아이를 둔 마르탱은 "교복은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고 옷이나 외관에 대한 조롱에 맞서 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 교복엔 마을 문장도 새겨졌는데 마르탱은 이 역시 아이들에게 주인 의식, 소속감을 심어줄 수 있다고 기대했다.
10살과 16살 아들을 둔 셀린느는 "몇 년 전부터 아이들이 학교에서 누가 최신 옷을 입고 오는지 경쟁이 붙었는데 이제 더는 옷 브랜드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환영했다.
그러나 교복 실험이 모든 학부모에게 환영받는 건 아니다.
초등학교 3학년(CE2) 아이를 둔 크리스토프는 교복 착용은 "수업의 군대화"라며 "권위에 대한 맹목적인 복종 의무"를 나타낸다고 비판했다.
16세 아들을 둔 마티외도 "청소년에게 학교에 소속감을 갖도록 강요할 수는 없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프랑스 정부는 일단 베지에 시의 학교 4곳과 추가 시범 학교로 선정된 87곳에서 향후 2년간 교복을 착용해보고 2026년 전국 모든 공립 학교로 확대할지 결정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