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중립 스웨덴, 서방 동맹으로

입력 2024-02-27 04:56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 26일(현지시간) 사실상 확정되면서 북유럽 안보 지형 재편이 가시화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헝가리 의회는 이날 오후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가결했다. 이로써 스웨덴은 나토 합류를 위한 30개 모든 회원국 동의를 확보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스웨덴은 이제 32번째 나토 동맹이 될 것"이라며 "스웨덴의 가입은 우리를 더욱 강력하고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환영했다.

핀란드에 이은 스웨덴의 합류는 나토의 북유럽 전략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나토는 스웨덴을 동맹으로 품으면서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발트해에서 러시아를 완전히 포위하는 형세를 갖추게 됐다.

발트해 연안에는 나토의 적국인 러시아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 및 러시아 본토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접해 있다. 그중에서도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의 핵심 군사기지로 꼽힌다.

이곳과 인접해 있는 리투아니아 등 나토 회원국들은 수년 전부터 러시아가 칼리닌그라드에 핵무기를 배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안보 불안감을 호소해왔다.

나토는 향후 스웨덴 동남부에 있는 고틀란드섬을 주축으로 러 위협에 맞선 방어선을 재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러시아의 북극해 전략을 통제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서방은 판단한다.

이런 이유로 일부 전문가들은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합류를 1990년대 나토의 동유럽 진출 이후 가장 유의미한 확장 정책으로 평가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스웨덴 국내적으로도 국방정책 측면에 변화가 뒤이을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은 1814년 마지막으로 전쟁을 치른 이후 200년 넘도록 비동맹 중립 노선을 견지한 나라다.

그러나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 불안감이 고조되자 재빨리 미국 주축으로 형성된 '안보 우산'을 택한 셈이다.

스웨덴은 기존에도 해군력이 강하고 전투기를 생산해 수출하는 북유럽의 대표적 군사 강국으로 꼽히지만, 앞으로는 나토 틀 안에서 전략 재편·강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