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뇨가 부른 가뭄…인니 쌀값 '비상'

입력 2024-02-24 13:35


주요 쌀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에서 쌀 가격이 역대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자카르타 포스트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시장상인협회(IKAPPI)는 전날 기준 프리미엄 등급의 쌀 가격이 1㎏당 1만8천루피아(약 1천541원)를 기록,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보다 20% 이상 상승한 것이다. 정부가 권고한 상한선인 1㎏당 1만4천루피아(약 1천198원)도 훌쩍 넘은 수준이다.

프리미엄 등급을 포함한 모든 등급의 쌀 평균 가격도 1개월 전보다 11% 상승했다.

쌀 가격이 뛰자 곤약이나 옥수수, 카사바, 고구마 등 쌀을 대체할 수 있는 상품들의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쌀 가격이 오르는 것은 세계적인 이상 고온 현상인 엘니뇨의 영향으로 쌀 생산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건기에는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작년 4분기에는 쌀 생산량이 1년 전보다 11% 줄어들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쌀 수입을 늘리고 정부 비축 물량을 풀어 저소득층에 식량을 배급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 쌀가격 역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어 쌀 가격은 계속해서 치솟는 상황이다.

문제는 내달부터 이슬람 단식 월인 '라마단'이 시작될 예정이라는 점이다.

라마단 기간에는 해가 떠 있는 시간엔 금식하며 수양과 반성의 시간을 보낸다. 대신 해가 지면 가족과 지인, 어려운 이웃 등을 초청해 풍성한 저녁 식사를 즐긴다.

라마단 기간에는 공무원도 근무 시간을 단축하는 등 전반적으로 일하는 시간이 줄어 그만큼 생산성이 하락, 공급 축소로 이어진다. 또 라마단이 끝나면 이를 축하하는 인도네시아 최대 명절 '르바란'으로 이어져 인도네시아에서는 라마단부터 르바란까지 식품 가격이 오른다.

레이날디 사리조완 IKAPPI 사무총장은 "라마단이 오기 전에 쌀 가격을 낮춰놔야 한다"며 "비료 보조금을 늘리고 정부와 기업 등이 보유한 재고 물량을 시장에 방출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