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시신, 감옥에 묻힐 것"…러, 유족 압박 의혹

입력 2024-02-24 11:32
수정 2024-02-24 11:34


러시아 당국이 옥중에서 돌연 사망한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비공개 장례를 요구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시신을 교도소에 묻겠다고 유족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키라 야르미시 나발니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한 시간 전에 수사관이 알렉세이 어머니에게 전화해 최후통첩했다"며 "3시간 이내에 공개 작별 행사 없는 비밀 장례식을 치른다는 데 동의하지 않으면 알렉세이는 그가 죽은 교도소 묻힐 거라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발니의 어머니인 류드밀라 나발나야는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는 아들의 시신을 어디에 묻을지 결정할 권한이 없다"며 협상을 거부했다고 야르미시 대변인은 설명했다.

대변인은 또 "나발나야는 수사관들에게 사망 원인을 규명한 지 이틀 내에 시신을 인도해야 한다는 법을 준수하라고 요구했다"며 "'이틀'의 기간은 내일 만료된다"고 덧붙였다.

나발나야는 전날 연방수사위원회 수사관들이 나발니의 시신을 보여주면서 당국이 요구하는 시신 처리 조건을 따르라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나발나야는 관습에 따라 나발니의 장례식과 추모식을 치를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 측의 이러한 주장에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러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반정부 인사인 나발니는 총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러시아 시베리아 최북단 야말로네네츠 자치구의 제3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지난 16일 갑자기 사망했다.

나발니 측은 나발니가 살해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발니의 동료인 이반 즈다노프는 나발니 살해 관련 제보를 받는다면서 2만유로(약 2천800만원)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