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담보 문제로 허가되지 않았던 비대면진료 '초진(새롭게 생긴 질환을 의사가 처음 진료하는 행위)'이 의사 파업에 급물살을 탔다.
23일 보건복지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통해 "오늘부터 의사 집단행동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비대면진료를 전면 허용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비대면진료를 받으려는 환자는 '기존에 A 병원에 가 봤던 경우'에 한해 A 병원에서만 비대면진료가 가능했다(특정 기간 내 재진만 가능, 감염병 확진 등 예외 상황 존재). 대면 진료의 보조적 수단으로서만 비대면진료를 허용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집단행동 중에는 초진이라도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비대면진료 플랫폼 '닥터나우'는 23일자로 어플리케이션 홈 화면에 '정부 지침에 따라 비대면진료가 한시적으로 전면 허용됩니다'란 문구를 띄웠다. 관계자는 "평일·주말 상관없이 24시간 이용 가능하고, 내 위치와도 상관이 없다"며 "비대면진료가 끝나면 가까운 약국에 방문해 약을 수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비대면진료 허용은 의대증원에 반대한 의사 파업에 따른 보건의료재난경보 단계 격상이 이유다. 보건의료재난경보는 '경계' 수준에서 '심각'으로 바뀌었으며, 진료공백 장기화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의료계는 이에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현재 진료 차질이 빚어져 문제를 삼아야 하는 곳은 중증·응급환자를 중점적으로 보는 대형병원(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수련병원)이라는 설명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중증이나 응급 질환에는 적용이 불가능한 비대면 진료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며 "의사들이 증원을 반대하는 이유는 수가는 낮게 묶어두고 의사 수만 늘리면 의료비만 늘어날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비대면진료는 한시적 전면 허용이며, 언제든지 종료될 수 있다. 종료 기간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때 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