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판 모래구덩이 와르르…7세 소녀 사망

입력 2024-02-22 12:52


미국의 한 해변에서 7세 어린이가 놀이를 위해 파던 모래구덩이에 매몰돼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21일(현지시간) 미국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슬로안 매팅리(7)와 오빠 매덕스(9)는 전날 오후 3시께 플로리다 로더데일바이더시 해변에서 놀다 모래구덩이에 매몰되는 사고를 당했다.

이들은 모래를 파며 놀고 있었는데, 구덩이가 갑자기 무너지면서 순식간에 몸이 모래 속에 파묻혔다.

해변에 상주 구조대원이 없는 상황에서 사고 목격자들이 손과 플라스틱 들통을 이용해 모래를 파내려고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슬로안의 모습은 아예 보이지 않았고, 매독스는 가슴까지 모래에 파묻힌 상태였다. 매독스는 구조됐지만, 아래에 깔렸던 슬로안은 숨을 쉬지 않은 상태로 발견돼 결국 병원에서 사망선고를 받았다.

당국에 따르면 붕괴가 일어날 당시 구덩이의 깊이는 성인 남성의 키 정도인 1.8m였다.

당시 남매의 부모도 해변에 함께 있었는데 구덩이를 함께 팠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가족은 플로리다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이었다.

AP 통신은 의학 연구를 인용해 미국에서 매년 3∼5명의 아동이 해변이나 공원, 집에서 모래 구덩이 붕괴 사고로 사망한다고 전했다.

미국 구조대 협회는 사람들이 모래의 위험과 무게, 붕괴 가능성을 과소평가한다면서 모래구덩이의 위험성을 오랫동안 경고해왔다. 해변의 모래는 내륙에 있는 모래보다 훨씬 쉽게 움직이는 데다 구멍을 파기 시작하면 빈 공간을 재빠르게 채우려는 성질이 있다는 것이다.

협회 대변인인 와이엇 워네스는 해변을 찾는 사람들이 절대로 무릎 높이를 넘어가는 구멍을 파서는 안 되고 그 안으로 들어가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구덩이를 만들었다면 사고 방지를 위해 해변을 떠나기 전에 공간을 완전히 메워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