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에 또 강한 폭풍우가 덮쳐 3천만명이 넘는 인구가 홍수 위협을 받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 기상청(NWS)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대기 상층을 덮은 강력한 저기압이 대부분의 지역에 아열대성 폭우와 강풍을 일으키고 있다.
NWS는 이번 폭풍우가 이날부터 21일까지 사흘간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캘리포니아 북부 훔볼트 카운티부터 남부 오렌지 카운티까지 거의 전역에서 평균 수준보다 훨씬 많은 강수량이 기록될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따라 홍수 경보·주의보 등의 영향권에 놓인 인구는 3천700만명에 달한다.
특히 LA 서북쪽 샌타바버라와 벤투라 카운티에는 이날 오전 이미 2∼5인치(50∼127㎜)의 비가 내려 돌발 홍수 경보가 내려졌다.
샌타바버라 공항은 이날 아침 활주로가 물에 잠겨 공항 터미널이 폐쇄됐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교통국에 따르면 샌타바버라 카운티를 지나는 246번 고속도로 일부 구간이 침수돼 양방향으로 폐쇄됐다.
샌타바버라 카운티 당국은 특히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 경고를 내렸다.
대피 경고는 언제든 집을 떠나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라는 권고다.
이날 오후에는 비를 뿌리는 저기압의 중심부가 LA 대도시 권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LA 일대에는 이날 이른 오전부터 많은 양의 비가 내리고 있다.
LA 지방 기상청은 이날 오전 시간당 17㎜의 강수량이 관측됐고, 많은 도로에서 국지적인 도로 침수가 보고됐다며 차량 운전과 야외 활동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앞서 LA를 포함해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에는 지난 5∼9일에도 폭우가 내려 곳곳에 침수 피해를 줬다. 특히 LA 시내 산지에서는 계속된 비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수백건의 산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어 불과 일주일 만에 다시 폭우가 내리면서 산사태 위험을 더 키울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이번 폭풍우는 지난 번보다는 적은 습기를 머금고 있다고 기상청은 전망했다.
이번 폭풍우 역시 지난번처럼 '대기의 강'(Atmospheric river) 현상에서 비롯됐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대기의 강'은 태평양에서 발원해 미 서부로 이동하는 좁고 긴 형태의 수증기대(帶)를 일컫는 것으로, 지난해 겨울에도 10여차례나 발생해 캘리포니아에 큰 피해를 줬다.